아티스트로서의 김민기의 음악
2008-09-02
아침이슬은 그의 삶에 있어서도, 그의 아티스트로서의 궤적에 있어도 많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나부터도 김민기는 아침이슬을 부른 저항의식을 가진 투사로서의 이미지가 포크 록 아티스트로서의 김민기를 지배하고 있었다.
봉우리를 듣기 전까지...조잡한 컴퓨터의 스피커로도 가슴팍을 쳐대는 감동을 떨쳐낼 수 없을 만큼의..
그 동안 우리가 양산해낸 수많은 아침이슬에 대한 Cliche들.. 아침이슬을 부르는 것만으로 스스로 갑작스런 민족투사로 치환하는 딴따라 민족주의자들의 눈꼴사나운 백태들이나. (진정하게 그의 정신과 음악을 동감하는 분들을 얘기하고 자 함은 절대 아닙니다.)
얄팍한 자기 속임으로 지금도 얼마나 후대 세대들에게 아침이슬 또는 김민기에 대한 또다른 Cliche를 양산하고 있는 지는 모두들 공감하리라 믿습니다.
지금 여기서 사상을 논하고져 함이 아니라, 사상속에 엉뚱한 딴따라의 속임수 속에 뭍혀 있는 김민기를 보려합니다.
봉우리에 대한 감동이 채 가시기 전에, 대뇌에 김민기의 음반을 긴급히 구해야 한다는 명령이 떨여졌다. 문제는 아무리 돌아다녀도 모두 절판...오로지 Box set 만 남아 있는데, 판매가의 압박이란.....
그 나마 여기 저기 블로그에 김민기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 많아서, 하나 둘씩 접한 "친구", "혼혈아", "바람과 나". "상록수" 하나씩 하나씩 껍질을 벗겨낼 수록 구입에 대한 의지는 더욱 강해져 결국 클릭.
받아본 Box 세트는 놀라움 그 자체이다. 그래도 음반콜렉터라고, 이런 저런 Box set는 꼭 사는 축에 속하는데, 이건 지금까지 받아본 CD Box 세트중에는 최고다.
4단으로 펼쳐지는 LP 사이즈의 Box 세트는 거의 대학교때 Roger Dean 이 디자인한 Yessong 3단 커버를 펼쳐들던 감동이라고 해도 오버는 아니다.
게다가 한국 포크음악의 봉우리라고 꼽히는 그의 유일한 정규앨범인 1집의 유일한 Source 에 다가, 이 멋진 Box 세트를 실제로 본다면 웬만한 콜렉터의 경우 이를 거부하기는 매우 쉽지 않을 일 일거라는 확신이 든다.
음악애기로 넘어가 박스세트는 김민기의 젊은 시절의 1집과 이후 세월이 흘러 다시작업한 김민기 1,2,3,4 로 나뉘는데, 1집은 그명성 그대로인데, 개인적으로는 김민기 1,2,3,4 의 완승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음반에서도 듣기 힘든 그 만의 삶의 자세와 한톳 한톳 뱉어내는 그의 숨결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삶의 감동이 전해져 온다.
백구에서 짧은 그의 스캣으로도 그 무게감이란 그 밀도 높은 울림이란....
그의 보컬은 1집도 썩 놀라운 것은 아니었지만, 1,2,3,4에서 기술적인 면에서 많은 의문을 들게할 소지가 많은데, 실제 보컬 기술은 음악적 감동에 큰 영향을 주는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보컬하면 그래도 알아주는 이승철이 "작은 연못"을 앨범에 담은 적이 있다. 김민기의 곡과 비교해서 들어본다면, 내가 어떤 점을 이야기하려 함인지, 어떤 감동으로 이렇듯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 대는 지, 이해가 갈듯 싶다.
그를 안지 이십년이 지나, 그가 동시대의 이후 세대에게 들려주고자 했던 메세지와 그의 음악이 선사할 수 있는 감동을 오늘에야 이 Box set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술집에서 딴따라 민족주의자들이 집단 종교의식처럼 불러대던 아침이슬이 그에게 얼마나 지독한 모독이었는지도.
90년대이후를 캠퍼스에서 보낸 분들은 아침이슬의 그늘에서 벗어나, 그의 인간적인 독백을 꼭 한번 제대로 들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리뷰를 쓰면 흐르던 CD-2 는 벌써 한바퀴를 돌고 "바람과 나" (아! 오늘 밤은 김광석도 그리웁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