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항상 묘한 기분이 느껴진다. 이 기분을 활자화로 표현하자면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 잊혀진 연인에 대한 아스라함이랄까? 아니면 희뿌연 안개 저 멀리에 서 있는 연인의 모습이랄까? 굳이 이들이 클래시컬한 멜로디를 구사해서가 아니라 곡마다 담겨있는 진한 아름다움이 항상 정감 있는 어조로 다가서는 것이 아닐까라는 나름의 생각을 해본다.
여린 목소리의 담백한 톤이 듣는 이들에게 평온함을 제공해주는 것 같다. 이렇다할 가식 없이 파고드는 그들의 멜로디에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Illusion은 Keith Relf가 이끌었던 제1기 르네상스의 후신 그룹이라 할 수 있다. 다섯 명의 멤버로 구성된 르네상스는 69년 데뷔작을 공개하면서 등장한다. 전편에 흐르는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을 주무기로 했던 이들은 브리티쉬 아트록의 또 다른 묘미를 맛보이기 에 충분했다.
이듬해인 70년 [Illusion]이라는 2집을 공개한 뒤 이들은 아쉽게도 해산을 하고 멤버 각자는 솔로 뮤지션의 길을 걷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 해산 뒤 2년 후에 전혀 색다른 멤버로 구성된 제2기 르네상스가 탄생했다. 물론 이들 또한 제1기와 마찬가지로 클래식을 기반으로 하는 세련된 클래시컬 아트록을 들려주었다. 이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제1기 르네상스 멤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Louis Cennamo(베이스)는 미국의 LA 에서 하드록 그룹인 Armageddon에서 Keith와 함께 활약했으며, Jim McCarty는 자신의 그룹인 Shoot에 참가했었고, Keith의 여동생이었던 Jane은 몇 편의 TV광고 음악을 부르고 있었다. Keith, Jim과 Jane, Louis 그리고 제1기 르네상스의 키보디스트였던 John Hawken이 모여 다시 팀을 결성했다.
이들은 Molesey에 위치했던 Jim의 스튜디오에서 리허설을 하면서 예전 레퍼토리들의 연습과 레코드사 계약을 위한 데모 테입 제작에 주력했다. 그러던 중 76년 5월 Keith는 Whitton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전기쇼크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일은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팀에 대한 작업에 박차를 가해, Third World War의 기타리스트였던 John Knights Bridge 그리고 Strange Days의 드러머인 Eddie McNeil을 새로이 가입시키기에 이른다.
그해 7월 'Isadora'와 'Solo Flight'가 담긴 데모테입이 이들의 예전에 제1기 르네상스 시절에 앨범 발매를 도와주었던 Island 레코드에서의 좋은 반응으로 인해, 간단한 오디션 후에 Island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었다. 이어 Hammersmith에 위치한 Island 스튜디오에서 데뷔작인 [Out Of The Mist]를 제작하면서 자신들의 팀 이름을 2기 르네상tm의 2집 타이틀이었던 "Illusion"이라고 한 뒤, 77년 데뷔작을 공개했다. 그리고 앨범의 프로모션을 위해 Roxy Music의 리더였던 Bryan Ferry의 영국과 유럽 투어에 동행해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미국 챠트에도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2집 녹음에는 Island 레코드사에서 Cat Stevens의 앨범 제작으로 유명해진 Yardbirds의 초기 베이스 주자였던 Paul Samwell-Smith가 참여해 이들과 Yardbirds의 인연을 다시 한 번 생각나게끔 했다.
하지만 쫓기는 제작 기간과 무리한 투어로 인한 연습 부족으로 인해 78년에 발표된 2집 [Illusion]은 아쉬운 작품이 되고 말았다. 79년 Island사와의 계약을 끝으로 이들은 해산 아닌 해산을 하기에 이르렀으며, 다음 작품을 위해 준비해두었던 데모 테입 역시 다른 레코드사로부터 관심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그러나 이 미발표 곡들은 89년에 Private Press형태의 CD로 공개되었다).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역시 썩어도 준치야!"라는 느낌이 전해지는 Illusion 데뷔 앨범의 성공작 'Isadora'는 맨발의 이사도라 던컨의 이미지랄까, 그런 그녀의 갸냘픈 몸짓이 곡을 통해 보여지는 것 같다. Jane의 청아한 목소리와 피아노 반주가 오랫동안 머리를 맴돈다. Renaissance와 Illusion, 이 두 그룹이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이유는 아마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따사로움이 곡에 진하게 배어있음이 아닐까 한다. 광기 어린 프로그레시브 록의 격렬함보다는 감미로움 바로 그것이 우리를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이들 곡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바로 'Beautiful Country'의 낭만과 'Solo Flight', 'Everywhere You Go'의 발랄함이 일상에 찌든 우리에게 잠깐의 여유를 제공한다.
데뷔작에서 가장 프로그레시브다운 구성이 돋보이는 'Candles Are Burning'은 마치 Renaissance의 'Ashes Are Burning'을 의식해서 만든 곡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성 면에서의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곡은 'Ashes Are Burning'에 비해 기승전결이 뚜렷한 곡의 형식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78년 동명 타이틀의 2집의 첫 곡이자 Illusion의 최대 성공작인 'Madonna Blue'가 흘러나온다. 더 이상의 설명은 오히려 곡 감상에 방해가 되므로 생략!! 비애감(悲哀感)까지 느껴지는 'Louis' Therne'는 사방이 온통 칠흙 같은 어둠에 잠겨 있을 때 나지막이 비치는 촛불의 흔들거림이 떠오른다.
힘을 잃지 않는 곡 'Cruising Nowhere', 1집의 'Candles Are Burning'에 연결되는 또 한편의 명곡 'The Revolutionary'가 아쉬움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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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yy
제인 렐프의 르네상스, 일루전의 음악2007-12-23
제인 렐프가 침잠하듯 나즉이 부르는 Louis` Theme의 희미한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감동을 남긴다. 그녀의 목소리는 2기 르네상스의 애니 해슬럼과 비교해도 충분히 아름답게 느껴진다. 리뷰에 올리는 일루전은 키스 렐프의 죽음을 계기로 흩어졌던 1기 르네상스 멤버들이 다시 모여 만든 그룹이다. 전혀 다른 멤버로 이루어진 2기 르네상스와 비교하면 오히려 순수한 혈통을 가진 적자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이 발표했던 두 장의 앨범을 시완레코드에서 한데 모아 합본으로 내놓았다. 애니 해슬럼의 2기 르네상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양새를 가진 일루전의 음악을 충분히 좋아할 것이다. 지금 음악듣기로 들어보고 판단하시길...
* 음반의 노래들은 2집, 1집 순으로 거꾸로 되어있다. 독일의 TRC레코드에서 나온 것도 순서가 그렇던데 이런 것도 유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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