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 최고의 역작
2007-08-27
1980년대는 MTV의 등장으로 음악은 외양을 중시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다분히 상업적인 댄스 음악과 팝메탈이 인기를 얻은 반면 락은 본연의 힘을 잃어 가고 있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유투가 발표한 이 앨범은 락의 정수를 그대로 전해주는 역작이었다.
보노의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가사, 에지의 맑고 투명하면서도 한치의 오차없는 기타, 펑크 정신에 투철하면서도 블루스와 컨트리 음악을 적극 도입한 사운드, 그리고 엠비언트 뮤직의 대가 브라이언 이노의 공간감적인 사운드 디렉팅으로 인한 깔끔한 신디사이저는 다소 라이트한 락 사운드를 들려주며, 진정한 락 사운드에 목말라하던 사람들에게 유투라는 그룹을 각인시켜 주는 앨범이 되었다.
1번째 트랙의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은 장엄하면서도 엄숙한 신디사이저 연주로 시작하여 에지의 기타가 전반부로 등장하면서 아주 맛깔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아마 이 앨범에서 에지의 기타가 가장 매력적인 곡이 아닐까 한다. 에지의 기타뿐만 아니라 휘몰아치는 래리 물렌의 드럼도 압권이다.
2번째 트랙의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와 3번째 트랙의 With Or Without You는 이 앨범에서 가장 히트를 한 곡들로,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을 차지한 곡이기도 하다. 두곡은 이들의 음악적 방향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곡이라고 하겠다. 이 앨범의 제작을 맡은 사람중의 한사람인 엠비언트 뮤직의 대가인 브라이언 이노라는 점에서, 이들의 음악이 이전의 얼터너티브 적인 사운드에서 조금 더 정제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세련된 사운드와 절제된 연주와 보컬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유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번째 트랙의 Bullet The Blue Sky는 이 앨범에서 가장 하드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얼터너티브 락의 전조를 보여주고 있다. 보노의 보컬과 스캣이 멋진 곡으로 중남미의 내전 상황을 이용하여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미국을 비꼬는 정치적 성향의 곡이라고 한다. 이 앨범이 여타의 90년대 음악과 다른 차별화를 가지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종교적인 경건함을 노래에 담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5번째 트랙의 Running To Stand Still은 마약의 과용으로 인한 인간성의 황폐화를 경고한 곡으로, 컨트리와 블루스 적인 냄새가 많이 배어나오는 곡이다. 이 음반이 사운드적으로 가지는 특성 중의 하나가 신디사이저를 사용한 것이라고 하였는데, 그러한 음악적 경향과 더불어 이전의 펑크적인 색채를 누그러 뜨리고 이 곡에서와 같이 컨트리와 블루스 사운드도 받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6번째 트랙의 Red Hill Mining Town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노래로 옮기고 있다. 사운드는 비교적 단순하면서 보노의 보컬과 멤버들의 백킹 코러스에서 전적으로 의존하여 노래가 담고 있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
7번째 트랙의 In God's Country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노래하고 있는데(신의 나라라고 표현하는 부분은 아주 반어적이다), 업템포의 경쾌하고 신나는 곡이며, 8번째 트랙의 Trip Through Your Wires는 하모니카로 시작되는 도입부가 마치 컨트리 락을 연상시킨다. 두 곡 모두 에지의 기타 배킹으로 인하여 더욱 신나는 곡이 되었다.
9번째 트랙의 One Tree Hill은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있는 언덕 이름이라고 하는데, 그렉 케롤이라는 사람의 장례식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블루스 톤을 강하게 띠고 있다.
10번째 트랙의 Exit는 나지막하게 시작하던 사운드가 점차 고조되다가, 다시 잦아들면서 고조되는 형식을 반복하며 끝을 맺는데, 후반부의 연주는 인상적이다.
11번째 트랙의 Mothers Of The Disappeared는 어쿠스틱 기타와 인더스트리얼 적인 사운드, 그리고 보노의 보컬이 어우러져매우 서정적인 곡을 들려주고 있지만, 정작 내용은 인권을 유린당한 자식들의 어머니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독재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슬픈 노래로 끝을 맺고 있다.
종교적이면서도 정치적인 사회성 짙은 가사와 결코 격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의 귀를 자극하는 사운드는 유투가 아니고서는 할 수 없지 않을까 한다. 명반이라고 불리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음반임에 틀림없다. 캘리포니아의 황무지에서 자라는 여호와를 닮았다는 Joshua Tree를 모델로 자신들의 음악적 지향점을 보여준 유투의 사운드로 스산한 이 가을을 보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