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저녁은 이음반과함께~
2007-08-31
The Field에서 감동을 느껴보았는가? Get Down의 훵키함에 미치도록 빠져본적이 있는가? Who am I의 피아노 선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이 글을 읽는당신은Sound Providers의 열렬한 팬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떠한 맹목적인 표현에도 전혀 하자가 없을만큼, 이들의 싱글 하나 하나는 예외 없이 사랑을 받아왔으며 그 수준또한 대단했다. 어쨋든 주옥같은 곡들을 수없이 선보이며 많은 리스너들에게 정규앨범에 대한 기대를 한없이 증폭시켰던 SP's는 2001년, 싱글 Who am I를 끝으로 LP에 관한 어떠한언급도 하지 않은채 씬의 저편으로 모습을 감추어 버린다.(이후 Asheru & Blue black of Unspoken Heard - Soon Come에 프로듀싱쪽으로 조력을 하며 약간의 실루엣을 비추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실루엣에 불과했다.)
너무 긴 잠적 기간 탓에 해체설과 같은 루머가 이곳 저곳에서 불거져 나왔고, 앨범 발매를 철썩같이 믿고 기다리던 매니아들도 흔들리고 있던 2004년 1월경,Sp's는 이런 루머를 완전 불식시키려는듯단비 같은 앨범 발매 소식을 타전 하였고 오는 3월, 그 몇년간의 기약 없는 기다림이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Sound Providers의 정규앨범 'An Evening With The Sound Providers'(이하 Aewtsp's)가 우리 앞에 그 웅대한 모습을 드러낸것이다.
"An Evening With The Sound Providers" (사운드 프로바이더스와 함께 저녁을..)이라는 앨범 타이틀에서도 느낄 수 있듯, 이번앨범은 풍부함,따뜻함,그루브함이 응축된 Jazz Sound가 시작부터 끝까지 농후하게 퍼져 있는데, The Field, Dope Transmission, Who am I, 그리고 최근의 Soon Come까지, 그간의 결과물들에서 느낄수 있었던 Sp's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더나아가,Sp's는 이전 싱글들과 차별되는 정규앨범만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그 중에 가장 두드러지는것이 바로 '앨범 구성'이다. Aewtsp's는 Rap이 들어간 보컬곡들이 8트랙 , Interlude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Live at the spot 6트랙,그리고 7개의 Instrumental등, 총 21 트랙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이런 요소들은 21개 트랙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서로의 빛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게된다.(이 유기적 구성에 관한 이야기는 차차 하도록 하고 일단은 본격적인 앨범 소개에 들어가 보도록 하겠다.)
Soulo의 오프닝 랩으로 장식된 Intro가 앨범을 듣는 리스너들에 대해 '예우'를 갖추면 본격적인 무대의 막이 오르고,곧이어 앞서 말했던 '환상적인 구성'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Live At The Spot이 흐르기 시작한다. 미국의 쇼 프로인 아폴로나 디너쇼,연극무대의 '배우 소개'라는 요소를 독특하게 구성에 포함시킨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보컬곡들의 앞이나 뒤에 삽입되어서 퍼포머(들)에게 조명을 비춰 주는 Live at the spot은 관객들의 환호성과 차분한 피아노 연주,그리고 '사회자'인 아론의 구성진 소개가 MC Profile의 탈퇴로 자칫,유대감을 상실할 수 있는 곡들간의 관계를 끈적하게 이어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Live At The Spot 1 후에 시작되는 For old time sake가 이 효과를 반증하는 첫 증거물인셈이 되겠는데,전형적인 Unspoken Heard 스타일 (비록 이들 앨범의 비트는 Sp's것이지만 Sp's의 싱글들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의 이곡은 굉장히 친숙한 플룻라인과 자일로폰의 비트 Asheru의 Rap이 더해져서, UH 냄새가 진하기는 하지만 앨범과 동떨어진 느낌보다는 Sound Providers라는 무대위에서 연기하는 배우,즉 하나의 집합체와도 같은 인상을 준다.(바로 이 점을 알리고 싶어서 효과적인 구성에 대한 설명을 구질구질할 정도로 길게 물고 늘어진 것이다.) 뒤를 잇는 4번 트랙 Night Steps는 중저음의 베이스와 기타리프가 반복되는 인스트루멘털곡으로, 5분의 러닝 타임 동안 변화가 거의 없어서 RJD2나 Kid koala들과 같은 초일류의 턴테이블리스트들의 인스트루멘털곡들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는 실력 & 노하우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급이라고 생각하면 섭섭할 정도의 수준이다.
이 초반 3곡들의 구성 (Live At The Spot - 보컬곡 - 인스트루멘털)은 앨범 전체적으로 거의 동일하게 진행되고,Aewtsp's의 확실한 특징으로 각인된다.
구성에 대해 열변을 토하기는 했지만 Aewtsp's의 앨범에 가장 큰공헌을 한 것은 Sp's가 최선을 다해 꾸며놓은 무대 위에서 열연한 퍼포머들인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주체할수 없이 탄성적으로 튀는 킥 & 스네어와 귀에 착착 감기는 풍부한 느낌의 키보드 연주, 그리고 Verse와 Verse사이의 강약조절이 눈에 띄는 5 Minutes 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준 Procussions.업템포 재즈 피아노의 멜로디가 기분을 들뜨게 하는 It's Gonna Bee의 주인공인 Wee bee foolish , Who Am I의 Fresh한 사운드의 감동을 그대로 재현해 버리는 Aewtsp's 최고의 곡이기도 한 Throw Back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우러지는Maspyke,(Dope transmission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보너스 트랙인 Throw Back Remix또한 주목하자), 이보다 더 따뜻한 사운드가 나올까하는 걱정을 하게 만드는 Braggin & Boasting에서 뛰어난 팀웍을 보여준 Litte brother , 그리고 Dusty하고 Natural한재지비트가 가슴을 한없이 때려서 눈물을 머금게 하는 마지막 보컬곡인 Never Judge에서 유연한 플로우를 선 보인 Sp's의 간판인 Soulo까지, 각각의 퍼포머들이 이질감 없이 곡에 녹아들어가는 모습은 요사이 앨범들의 유명세 위주의 기용과는 그 격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 또한 만족감으로 작용한다.
어쨋든 이러한 보컬곡들은 재지 피아노와 약간의 타악기 , 그리고 스트링 반주와 에코 이펙트 그리고 언제나 변함없는 감칠맛 나는 샤프 스크래치 정도밖에 사용되지 않았으나 빈약함 보다는 풍부함이 가득했으며 곡 마다 다른 개성이 넘쳐흘렀다.
하지만 달리 말해서 이런 일관성 때문에 약간의 지루함이 동반되는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해주는것이 바로 인스트루멘털곡들이다. Aewtsp's의 인스트루멘털 곡들은 기존 싱글이나 본 앨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점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6번 트랙인 One moments ago의 노이즈가 가득 섞인 비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웠고 ,7번 Autumns Evening Breeze는 앞서 언급했던 Night steps과는 달리 곡 진행상에 변화가 귀에 즐거운 자극을 준다.
13번 트랙인 The Prodigal Return은 본 앨범을 통틀어서 가장 개성이 넘치는 곡으로, '공격적'인 비트가 일품인데,트럼펫의 웅장함 위로 톡톡 쏴주는 플룻의 터치가 이상적인 이 트랙에서 리스너들은, 이전까지 전혀 느낄수 없었던 Sp's의 또 다른 면모를 맛볼 수 있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5년간의 기다림..그것이 전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Sound Providers의 이번 앨범은, 거북할 정도로 많은 사운드를 '구겨'넣거나 음반을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의 성의 없는 샘플링 '열전', 그리고 줏대 없이 매 앨범마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좀벌레'들이 넘쳐흐르는 힙합신에 한 줄기 빛으로서 다가왔다.
크게 달라지지 않은 작법, 허나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고 더욱 완벽한 모습을 추구해서 내어놓은 진정한 의미의'완성품'....
Sound Providers라는 장인들이 만들어낸 보물 'An Evening With The Sound Providers' 는 특정시대의 수작 또는 명작을 뛰어 넘어, 이 시대의 뮤지션들이 따라가야 할 본연의 자세를 일깨워준 바이블로서 그 빛이 영원히 빛날 것이다.
잡설이 길었다. 오늘 저녁은 Sound Providers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