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說, 계속된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레코드.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지구상 가장 거대한 프로젝트.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핵폭탄
[Thriller]의 25주년 기념 음반.
[Thriller - 25th Anniversary Edition]
Have You Seen My Childhood?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정말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 나는 이 앨범이 세상을 뒤흔들었던 바로 그 해 가을에 태어났다. [Thriller] 앨범과 나는 동갑인 셈이다-엄밀히 따지면 [Thriller]가 나보다 10개월 형이다-. 그 현상을 눈으로 직접 목격한 세대는 아니지만 당시 음악 다방을 하셨던 삼촌 분들의 가게에 어머니가 갔다면 아마도 뱃속에서부터 이 음반을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팝 시장이 들썩이고 있었을 그 당시.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이 앨범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음반이 발매된 지 십 여년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초등학교 때 스페인에서 전학 온 친구의 집엘 놀러 갔었는데 당시 그 친구의 집에서 이 음반과 [Dangerous]를 찾았고 집으로 빌려와서 듣게 됐다. 처음 들었던 그 당시에는 정작 큰 임팩트를 느끼지 못했다. 과연 어린이가 무엇을 알았겠느냐 싶다. 하지만 바로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어쨌든 음악을 계속 듣게 됐다. 이것을 축복으로 여겨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저주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잠깐 의문이 들었다.
1996년 10월, 그러니깐 중학교 1학년 때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처음으로 잠실 주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가졌다. 그것은 내가 처음으로 봤던 해외 아티스트 공연이었다. 무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값싼 좌석에 앉아있었는데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아래로 내려가도 아무런 제지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좀 더 가까운 자리로 내려갔다. [Earth Song]을 부르던 도중 크레인으로 뛰어든 사나이와 [You Are Not Alone]을 부를 때 관객에서 즉석으로 불려 올라갔던 여성 팬, 그리고 [I'll Be There]를 부르다가 흐느껴 울기 시작했던-쇼냐 아니냐는 사실은 그 당시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다-마이클 잭슨의 모습이 눈 앞에 생생하다. 나는 아직도 그 당시 공연장 앞에서 샀던 팜플렛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이 앨범이 이루어낸 업적들을 일일이 언급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팝 음악 역사상 가장 황홀한 순간 그 자체였던 이 음반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나 많은 것들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이 그저 타블로이드 지의 단골 손님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는 젊은 팬들을 위해-물론 그가 최근에 음악적인 활동을 보이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만- 다시 한번 본 작이 이루어낸 신화와도 같은 실적들을 짚어 보는 것이 오히려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밝혀두겠지만 이것은 마이클 잭슨의 기나긴 바이오그라피 보다는 [Thriller]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 넣을 예정이다. [Dangerous]의 뮤직 비디오 모음집 이후에는 항상 화려한 오프닝의 끝에 이런 글귀가 큼지막하게 화면을 장식했다. "Brace Yourself!" 지금부터 시작이다.
Motown 25: Yesterday, Today, Forever
1983년 5월 16일 NBC에서 방영된 모타운(Motown) 25주년 기념 특집 프로그램 [Motown 25: Yesterday, Today, Forever]는 그저 그런 소울 특집 프로 중 하나로 기억 됐을런지도 모른다. 물론 마빈 게이(Marvin Gaye)와 템테이션(The Temptations), 포 톱스(Four Tops), 그리고 다이아나 로스와 슈프림스(Diana Ross & the Supremes) 라는 명인들이 대거 출연했던 훌륭한 쇼였지만 사실 이날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이 쇼에서 잭슨 파이브(Jackson Five)는 리유니언 퍼포먼스를 펼친다. 왜 하필 잭슨 파이브였냐면 모타운 레이블의 기념 공연이었기 때문에 에픽(Epic)으로 이전했던 잭슨즈(Jacksons)는 사실상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은 쇼에 참여하기 이전에 주최측과 협상을 하게 된다. 자신이 출연하는 대가로 솔로 무대와 모타운 시절의 곡이 아닌 현재의 곡을 부르게 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거래는 성립됐고 마이클 잭슨은 그 무대에서 [Billie Jean]을 부르며 전설의 문워크 동작을 선보인다. 전 세계가 열광했으며 바로 그 순간, 20세기의 팝 아이콘이 탄생했다.
아는 분의 표현을 빌자면 이 지점부터 댄스뮤직의 시대는 두개로 나뉘게 된다. 바로 프리-문워크 세대와 포스트-문워크 세대로 말이다.
Recording
“3개월 동안 18시간 이상을 작업했다. 미친 짓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서로에게 항복하게 됐다. 서로의 의견을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앨범 발매 직후 퀸시 존스(Quincy Jones)의 인터뷰 中.
1982년 4월부터 11월 동안 [Thriller] 앨범의 레코딩이 진행됐다. 본 작을 언급할 때 절대로 빼놓으면 안되는 인물로 마이클 잭슨의 에픽-에라 첫 번째 앨범 [Off The Wall]의 프로듀서였던 퀸시 존스(Quincy Jones)의 지휘아래에 모든 작업이 이루어 진다. 앨범에는 비틀즈(The Beatles)의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경을 필두로 퀸시 존스의 성공적인 발라드 트랙들을 불렀던 제임스 잉그램(James Ingram), 토토(Toto)의 멤버들인 스티브 루카서(Steve Lukather), 제프 포카로(Jeff Porcaro), 데이빗 패이치(David Paich), 마이클의 핏줄인 자넷 잭슨(Janet Jackson)과 라토야 잭슨(LaToya Jackson), 후에 영화음악 작곡가로 정착하는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 전설의 기타리스트 에디 밴 헤일런(Eddie Van Halen) 등, 일일이 언급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참여진들이 투입됐다.
레코딩과 믹싱은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과 얼마 전 작고한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부터 도나 섬머(Donna Summer),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엔지니어인 브루스 스웨디언(Bruce Swedien)이 담당했다. 그는 [Thriller] 이후에 퀸시 존스와 다시 한번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의 영화 [컬러 퍼플(Color Purple)]의 사운드트랙을 작업하기도 한다.
Sales
모타운을 떠나 본격적인 성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에픽에서의 두 번째 앨범, 통산 여섯번째 작품인 [Thriller]는 1982년 12월 1일에 발매됐다. 알려지다시피 1억 4백만장이라는,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세일즈를 기록했으며 이후 '락앤롤 명예의 전당'에 헌사 되기도 하면서 지구상 가장 성공한 팝 앨범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판매에 대한 전설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앨범 판매 차트인 ‘빌보드 200’에 1년 이상 머문 세 장의 앨범 중 하나로(하나는 셀린 디온(Celine Dion)의 [Falling Into You], 나머지 하나는 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Jagged Little Pill]이다.) 앨범은 무려 80주 동안 차트에 있었고 37주 동안 넘버원 이었다. 아홉 곡 중 무려 일곱 곡을 싱글 차트 탑 텐에 올려놨고 무려 2년 연속으로(1983년, 1984년) 가장 많이 팔린 유일한 기록을 가진 앨범으로 기록되고 있다.
과연 83년-앨범이 82년 12월에 발매 됐기 때문에 보통 83년도의 실적을 근거로 한다-에는 다른 훌륭한 앨범들이 없었을까? 모르는 소리다. 토토(Toto)의 히트곡 [Africa]를 비롯해 폴리스(The Police)의 불멸의 넘버 [Every Breath You Take], 영화 [플래쉬 댄스(Flashdance)]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이렌느 카라(Irene Cara)의 [Flashdance... What a Feeling], 그리고 두고두고 사랑 받고있는 유리스믹스(Eurythmics)의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 등의 어마어마한 곡들이 83년도에 쏟아져 나왔다. 이런 대작들의 홍수 속에서 무려 37주 동안이나 1위를 지켜냈다. 이건 미친 일이다.
Winning
마이클 잭슨은 1984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고 8개의 상을 받는다. 그 중 7개가 [Thriller]의 상이었고 하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E.T.]의 스토리 북에 수록된 싱글 [Someone In The Dark]에 관한 상이었다. 이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도 8개 부문을 수상하고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세 개의 상을 받는다.
당시 뉴욕 타임즈는 "음악적 현상" 이라는 특집 칼럼에서 이런 코멘트를 적은 바 있다. "세상에는 두 가지의 팝 음악이 존재한다. 바로 마이클 잭슨의 음악과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아닌 음악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대로 1983년도에 유독 훌륭한 음반들이 많이 나왔지만 마이클 잭슨의 효과로 인해 1978년부터 저조했던 음악 산업 규모는 역대 최고치에 달하게 되는데 그 대략적인 규모는 약 41억 달러 정도 였다고 한다. 그리고 마이클 잭슨 이후 MTV에서는 본격적으로 흑인 음악의 뮤직비디오를 방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불과 25년 전이지만 암묵적인 인종차별이 매스미디어에 존재 했던 모양이다.
Thriller 25
2006년 말 무렵 액세스 헐리우드의 인터뷰에서 마이클 잭슨은 두 번째 챕터의 [Thriller]는 훌륭한 아이디어이며 자신의 새로운 프로젝트의 프로듀서로 윌 아이 엠(Will.i.am)을 기용해 새로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힌다. 2007년 10월에는 이탈리아판 보그지에 [Thriller] 앨범의 25주년을 기념하기위해 찍은 화보가 실리며 이후 11월 30일에야 마이클 잭슨의 오피셜 사이트에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추가됐다는 뉴스와 함께 공식적인 25주년 앨범의 릴리즈 계획이 공지된다. 본 음반에는 뮤직비디오와 모타운 25주년 기념 쇼의 영상을 담은 DVD가 추가된다.
사실 2001년 10월 즈음에 마이클 잭슨이 에픽 시절에 작업한 모든 타이틀들이 보너스 트랙과 함께 리마스터링 된 골드 CD 버전으로 재발매 된 적이 있었다. 당시 재발매 됐던 [Thriller]에는 [Billie Jean]의 초기 데모 버전과 [E.T.]의 스토리 북에 수록된 [Someone In The Dark], 미발표 트랙인 [Carousel], 그리고 로드 템퍼톤(Rod Temperton)과 퀸시 존스의 인터뷰들을 수록하고 있었다.
1. Wanna Be Startin' Somethin'
정말 '뭔가 시작하고 싶다'는 느낌으로 가득한, 대작의 포문을 여는 트랙이다. 네 번째 싱글 커트된 곡으로 6분이 넘는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으며 앨범에서 제일 긴 곡이었다. 중독성 있는 코러스 파트인 "Mama-se, mama-sa, ma-ma-koo-sa"라는 스캣 부분이 전세계를 휘어잡았는데 제임스 잉그램이 그 여러 백코러스 중 한명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했다. 수많은 매체에 등장했으며 공식 적으로 크레딧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베니 베나시(Benni Benassi)의 곡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리아나(Rihanna)의 곡 [Don't Stop the Music]에 샘플링 되기도 했다. 이 곡은 한 코드로 어떻게 하나의 곡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교재로 줄리어드 음대에서 활용되고 있는 곡이라고 한다.
2. Baby Be Mine
앞에서 언급했듯 앨범의 두 곡이 싱글 커트 되지 않았다. 본 곡이 그 곡들 중 하나로 미드 템포의 감미로운 소울 트랙이다. 곡 시작할 때 들리는 스네어 연타는 [Off The Wall]의 히트 넘버 [Rock With You]를 떠올리게끔 만든다. 나머지 트랙들이 너무 훌륭해서 빛을 덜 봤을 뿐 다른 여느 곡들에 뒤쳐지지 않는 완벽한 트랙이다.
3. The Girl Is Mine (w/ Paul McCartney)
폴 매카트니는 어린 마이클 잭슨과 자신의 런던 집에서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여러 가지 충고를 해줬다. 게다가 심지어는 가르쳐야 하지 말것 까지 가르쳐 버렸다. 폴 매카트니는 작곡에 필요한 조언들부터 뮤직 비지니스 관련의 충고들을 아낌없이 들려주게 된다. 특히 그는 마이클에게 앞으로 저작권이 무척 중요해질 것을 귀뜸해 줬는데 후에 마이클은 그의 뒤통수를 치게 된다. 마이클이 비틀즈의 카탈로그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이 둘의 관계는 적대적으로 바뀌게 된다. 폴은 호랑이 새끼를 키워버린 것이다. 아시다시피 최근에는 마이클 잭슨의 상황이 무척 좋지 못해서 카탈로그를 서서히 되파는 중이라고 한다. 어쨌든 이들의 콜라보레이션은 당연히 최고였는데 이들이 작업한 나머지 트랙들인 [Say Say Say]와 [The Man]은 폴 매카트니의 1983년도 앨범인 [Pipes of Peace]에 수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Thriller]의 첫 싱글을 타이틀 트랙 아니면 [Beat It]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본 곡이 첫 싱글 커트된 노래였다. 한 여자를 가지고 두 명의 남자가 싸우는 노래로 오리지날 앨범 안에 있는 이 곡의 관련 삽화는 마이클 잭슨이 직접 그렸다. 이후 브랜디(Brandy)와 모니카(Monica)는 이 노래에서 컨셉을 가져온 [The Boy Is Mine]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도 한다. 마이클이 이 곡의 라인을 잡을 때 폴 매카트니에게 했던 말은 유명하다. "폴, 저는 사랑을 하는 사람이지 싸움을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4. Thriller
코믹한 공포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감독 존 랜디스(John Landis)의 드라마 타이즈 형식의 뮤직 비디오는 전세계를 강타한다. 역사상 가장 훌륭한 뮤직비디오로 꼽히고 있는 이 14분 짜리 비디오는 그래미와 MTV를 비롯한 각종 뮤직 비디오관련 상을 휩쓸어 버린다. 히트웨이브(Heatwave) 출신의 로드 템퍼튼(Rod Temperton)이 본 앨범에서 만든 유일한 댄스 곡으로 우리에게는 영화 [가위손]에서 에드워드를 만든 창조자 할아버지로 잘 알려진 공포 영화의 거장 빈센트 프라이스(Vincent Price)가 참여했는데 그의 나레이션과 기괴한 웃음소리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전율을 선사한다. 한국의 90년대 댄스그룹 노이즈(Noise)도 이 곡의 좀비 안무를 차용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사용된 이 곡과 뮤직 비디오에 대한 영향, 그리고 인용을 나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 그리고 후에 존 랜디스는 마이클 잭슨의 [Ghosts]에서 다시 재회한다.
5. Beat It
이 곡은 이미 1979년도에 써진 곡으로 알려져 있었다. 마이클 잭슨의 [Off The Wall]이 발매 됐던 1979년에는 더 낵(The Knack)의 [My Sharona]가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마이클과 퀸시 존스는 원래 썼던 소울 스타일의 컨셉을 버리고 흑인 버전의 [My Sharona]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알려지다시피 전설의 기타리스트 에디 벤 헤일런이 노래를 들어본 이후 마이클의 스튜디오가 아닌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따로 기타 파트를 녹음해서 보내줬으며 벤 헤일런이 이 연주에 대해 개런티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척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뒷골목 동네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 또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비욘세, 윌 아이엠의 인터뷰, 그리고 영화 [웨딩 싱어]에서 보여지듯 마이클 잭슨이 입었던 붉은 컬러의 가죽 자켓은 무려 십년 가까이 유행가도를 달렸다. 롤링 스톤즈지가 뽑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곡 500'곡 중 337위에 랭크 됐으며 마이클 잭슨의 최대 히트 곡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패러디 가수 위어드 알 얀코빅(Weird Al Yankovic)이 [Eat it]으로 바꿔 부르기도 했는데 마이클 잭슨이 얀코빅의 팬인지라 후에 잭슨의 [Bad]를 커버한 [Fat]의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오리지날 세트를 얀코빅이 사용하도록 허락했다고 한다. 심지어 "삐레~"는 아직까지도 국민 유행어로 자리잡고 있다.
6. Billie Jean
무려 9주 동안 싱글차트 정상을 차지한 이 곡은 마이클 잭슨 그 자체이다. 여러 잡지에서 이미 '80년대 가장 위대한 노래'로 꼽히기도 했으며 문워크가 처음 등장했던 것도 바로 이 노래에서 였다. 곡은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쫓아 다녔던 어느 여자 스토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그녀 자신을 '빌리 진 잭슨'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결국에는 정신 병원에 보내졌다고 한다. 곡은 1981년 노스 캐롤라이나에 있는 마이클의 집에서 쓰여졌으며 그가 만들고 싶어했던 '완벽한 베이스라인' 그 자체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는 트랙이라 하겠다. 마이클이 처음 원했던 제목은 [Not My Lover]였는데 퀸시 존스가 제목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바꿀 것을 제안한다. 파파라치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는 [닌자 거북이]의 감독인 스티브 바론(Steve Barron)이 담당했다. 일본의 어느 화가는 이런 말을 했다. 여백을 채워넣는 것 보다는 어디를 비워둬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말이다. 과연 이 곡이 그렇다.
- Moonwalk
앞에서 언급했던 모타운 25주년 기념 특집 프로그램 [Motown 25: Yesterday, Today, Forever]에 등장했던 문워크는 그야말로 현상이었다. 앞으로 걸어나가는 행동을 취하면서 뒤로 움직이는 이 춤은 심지어 당시 한국의 영화/방송에서도 주 소재로 이용되곤 했다. 엄밀히 따지면 이 춤의 파이오니아는 마이클 잭슨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영화 [천국의 아이들]로 잘 알려진 판토마임의 대부 마르셀 마르소(Marcel Marceau)가 바로 문워크를 가장 처음 선보인 사람이라고 한다. 마이클 잭슨은 이를 프레드 아스테어(Fred Astaire), 그리고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에게 영향 받은 듯한 동작들을 접목 시키면서 완전한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Bad] 앨범을 공개한 후인 1988년에는 [Moonwalk]라는 제목의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7. Human Nature
앨범의 다섯번째 싱글 커트 곡으로 토토의 스티브 포카로가 만든 곡이다. 퀸시 존스는 인터뷰에서 만약 자신의 건망증이 심했다면 아마 이 곡은 [Thriller]에 수록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드가 있는 노래가 앨범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퀸시 존스는 [Carousel]이라는 아웃 테이크 트랙을 다시 넣기로 결심했고, 순간 그는 토토가 마이클 잭슨을 위해 보내온 두개의 데모 테잎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처음에는 크게 감흥을 받지 않았지만 "Da da da"하는 스캣에서 그는 전율 비슷한 것을 느꼈다고 한다. 퀸시 존스는 [Carousel]을 앨범에서 제외시킬 것을 결정하고 이 곡을 녹음하게 된다. 재즈 팬들에게는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의 80년대 단골 레파토리로 기억되고 있으며 한국에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니요(Ne-Yo)의 히트 넘버 [So Sick]의 엘엘 쿨 제이(LL Cool J)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에서도 이 곡을 샘플링하고 있다.
8. P.Y.T. (Pretty Young Thing)
역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던 댄스 트랙으로 초창기 버전은 미드 템포의 R&B 트랙이었다. 퀸시 존스가 좀더 빠른 비트를 원해서 다시 쓰여졌고 그 버전이 앨범에 수록됐다. 마이클이 처음에 만들었던 오리지날 버전은 [Michael Jackson: The Ultimate Collection]에서 들을 수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체크해 봤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오리지날 데모 버전을 훨씬 좋아하기 때문이다. 백 코러스로는 자넷 잭슨과 라토야 잭슨, 그리고 제임스 잉그램이 참여하고 있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곡 [Good Life]가 이 곡을 샘플링하고 있으며, 작년에 가장 사랑 받았던 저스티스(Justice)의 댄스 트랙 [D.A.N.C.E.]의 가사를 살펴보면 "You Were Such a P.Y.T."라는 대목이 나오기도 한다. 저스티스는 인터뷰에서 “[D.A.N.C.E.]는 우리들이 마이클 잭슨에게 보내는 직접적인 트리뷰트” 라고 밝혔으며 심지어 그들의 라이브 퍼포먼스에서도 마이클 잭슨과 비슷한 댄서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9. The Lady In My Life
로드 템퍼톤이 만든 세 곡 중 [Thriller]를 제외한 나머지 두 트랙은 싱글 커트에서 제외됐다. 너무나 아름다운 발라드 트랙으로 왜 싱글 커트 되지 못했는지가 의문스러운 곡이다.
Remixed/Unreleased Track
10. Vincent Price Excerpt (From "Thriller" Voice-Over Session)
고전 공포 영화의 대부 빈센트 프라이스가 참여한, [Thriller]의 후반부에 나오는 소름 끼치는 나레이션 녹음현장의 풀 버전을 담은 트랙이다. 그의 나레이션 중 뒷부분은 결국 편집됐는데 이 오리지날 버전은 소름 끼친다기 보다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곡에 녹음된 빈센트 프라이스의 마지막 웃음 소리는 정말 셀 수도 없는 힙합 곡들에 샘플링 됐으며 심지어 DJ들을 위한 배틀 브레익 레코드에도 이 부분이 수록되어 있다. 아주 일부의 예를 들어보자면 비즈 마키(Biz Markie), N.W.A, 퍼블릭 에네미(Public Enemy), 프로디지(The Prodigy), DJ 재지 제프와 프레쉬 프린스(DJ Jazzy Jeff & the Fresh Prince) 등을 언급 할 수 있겠다.
11. The Girl Is Mine 2008 (Michael Jackson w/ will.i.am)
윌 아이 엠이 "다크 차일드" 로드니 저킨스(Rodney Jerkins)에 이어 마이클 잭슨의 새 앨범을 작업하고 있다는 기사를 얼마동안 흔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러는 와중 이번 프로젝트에 무려 네 곡-퍼기(Fergie)와 에이콘(Akon)의 곡도 윌 아이 엠이 만져줬다-의 리믹스를 수록하게 됐는데 본 트랙은 폴 매카트니의 보컬이 없는 데모 버전을 받아 자신의 가사를 추가해 새롭게 리믹스 했다. 메이저 코드를 전부 마이너로 편곡해 버렸으며 힙합 비트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포장 시켰다. 이 25주년 앨범의 첫번째 싱글 커트곡으로 2008년 1월 24일에 아이튠즈에서 디지탈 다운로드를 시작했다. CD/바이닐 형태의 싱글은 앨범 발매 직전인 1월 28일에 발매 예정에 있다.
12. P.Y.T. (Pretty Young Thing) (Michael Jackson w/ will.i.am)
이 곡의 오리지날 버전이 미드 템포의 발라드 였다고 말한 바 있다. 윌 아이 엠은 앨범에 있는 버전 보다는 첫 번째 데모 버전에 더욱 충실한 리믹스를 선보였다. 비교적 뒤에 위치했던 있던 잔잔한 멜로디의 아름다운 코러스를 아예 전반부로 배치시켜 버렸는데 데모 버전을 들어보지 못한 팬이라면 앨범 버전의 곡과 공통점을 찾기가 까다로울 수도 있을 것 같다.
13. Wanna Be Startin' Somethin' 2008 (Michael Jackson w/ Akon)
보통 마이클 잭슨의 보컬이 중요하게 배치됐던 이전의 리믹스 트랙과는 다르게 에이콘의 목소리가 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리믹스 라기보다는 에이콘이 커버한 버전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 같은데 원곡의 그루브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좀 더 아프리카적인 감수성을 추가 시키고 있다.
14. Beat It 2008 (Michael Jackson w/ Fergie)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에 뒤늦게 가입한 홍일점 멤버 퍼기의 참여 곡으로 윌 아이 엠의 프로듀싱이 돋보이는 곡이다. 원곡과 비교했을 때 거의 그대로 배치시켜 놓았지만 소스들 자체를 대부분 변형 시켰다. 배킹 기타는 건반으로 대체됐는데 확실히 이전의 어그래시브한 느낌이 많이 다듬어 졌다.
15. Billie Jean 2008 (Kanye West Mix)
칸예 웨스트가 리믹스 한 본 트랙은 칸예 웨스트가 이전에 해왔던 작업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샘플의 원 소스가 뭔가 아쉬우면 자신이 새롭게 녹음하고 소위 '통샘플' 이라 불리는 샘플에 그냥 드럼만 입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 좀더 무겁고 느린 [Billie Jean]을 만들어 냈다. 오디오슬레이브(Audioslave)를 탈퇴한 크리스 코넬(Chris Cornell) 또한 작년 솔로 앨범에서 [Billie Jean]을 4분의 3박자의 블루스 버전으로 커버한 바 있다.
16. For All Time (Unreleased Track From Original "Thriller" Sessions)
정말 왜 정규 앨범에서 제외됐는지 이해가 안가는, [Thriller] 당시 녹음됐던 아웃 테이크 트랙이다. 새로운 믹싱과 리마스터링을 거친 버전으로 당시 마이클 잭슨이 만들어 왔던 발라드 트랙들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지금 들어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노래다.
Every Day Create Your History
사실 이 글이 일종의 ‘간증’으로 해석되는 것이 크게 오해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이 이 앨범에 대해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고 여길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작품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셀 수도 없이 많은 것들의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완벽한 마스터피스'가 존재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Thriller]는 그냥 갑자기 튀어나온 히트 작이 아니다. 긴 시간동안 여러 가지 어레인지와 소스들, 그리고 시퀀싱이 쌓이고 쌓이고 또 쌓여서 제일 간결하게 컷팅된, 80년대 흑인음악 시퀀싱의 모든 것을 보여준 댄스 트랙들의 집합체인 셈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어디를 채워 넣어야 되는가 보다는 어디를 비워놓아야 하는가가 더욱 중요한 법이다.
90년대 이후부터 이상한 가십들이 마이클 잭슨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성형수술에 관한 논란들과 어린이들에 관한 논란이 대부분이었는데, 아이들의 사랑을 먹던 마이클이 언젠가부터 아이들을 먹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그는 수많은 법정 공방에 휘말린다. 물론 자신의 불찰도 있었겠지만 이런 가십들 때문에 과거의 명성이 휘발 되어 버리는 작금의 상황이 팬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유쾌하지가 못하다. 알려진 대로 그는 평범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의 노래 [Childhood]를 보면 이런 가사가 있다. "나를 심판하려 들기 이전에 한번 사랑해보려 노력해 보세요. 저는 아픈 어린시절을 가지고 있답니다. 제 유년 시절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프리 윌리 2]의 주제곡이기도 한 이 노래는 들을 때마다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한때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팀바랜드(Timbaland)를 마이클 잭슨과 퀸시 존스 콤비와 비교하는 글을 종종 읽었다. 아이돌 스타와 진중한 프로듀서와의 만남이라는 의미에서 그러한 비유를 들었던 것 같은데 팀바랜드는 처음부터 힙합 프로듀서였지만 퀸시 존스는 재즈 어레인지와 영화음악을 하던 사람이었다. 마일즈 데이비스, 헬렌 메릴(Helen Merrill)과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의 작품을 비롯한 전설의 앨범들이 퀸시 존스의 손을 거쳤으며 자신만의 빅 밴드를 컨덕팅 하기도 했는데 그 와중에 [Big Band Bossa Nova]와 같은 가장 달콤한 결과 물을 만들어 냈다. 물론 70년대 중반에 들어 소울/훵크에 재미를 붙였다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런 프로듀서가 갓 스무 살을 넘긴 아이돌 가수를 데려다가 작업한 것은 어쨌든 놀라운 일임에 틀림없다.
너무 좋아하는 앨범인지라 몇 가지 버전의 [Thriller]를 가지고 있는데, 한국 라이센스 LP에는 전영혁씨의 해설지가 수록되어 있다. 전영혁씨는 글의 끝 자락에 "이 앨범은 벌써 성공가도에 들어 섰으며 남은 문제는 몇 백만장을 돌파하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라고 마무리 지은 바 있다. 과연 그랬다. 더 나아가 이것은 어떤 방식으로 앞으로의 팝 시장을 바꾸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 버렸다. 나는 이 앨범이 발매됐을 당시 본 국에서 이 신드롬을 느꼈던 사람들이 무척 부러웠다. 밥 딜런(Bob Dylan)의 노래 제목처럼 그야말로 "시대가 변화하고 있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만약 [Thriller]가 없었으면 현재 팝 음악씬은 지금의 모습과 무척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보다 더 시시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거다. 마이클 잭슨, 그리고 이 앨범이 없었다면 나는 음악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정말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본인의 인생까지도.
한상철(불싸조 http://myspace.com/bulssa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