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를 통해 에너지를 과시할, 무난한 로큰롤이 담긴 앨범
2009-12-26
2000년대의 본 조비는 최고의 전성기로 언급되는 1980년대 이상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의 Crush 이후 Bounce와 Have A Nice Day, Lost Highway를 거쳐 The Circle이 공개되는 것이며, 첫 오피셜 라이브 앨범과 박스 세트, 어쿠스틱 형식의 이색적인 앨범도 공개했다. 2000년대에 우리는 거의 매년 본 조비의 앨범을 만날 수 있었다.
The Circle이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앨범은 아니다. 원래는 두 번째에 해당하는 베스트 앨범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데뷔 앨범 Bon Jovi를 1984년에 공개했으니, 25주년을 기념하는 2장짜리 베스트 앨범에 신곡을 수록할 예정이었던 것 같다. 혹은 Crossroad의 2탄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베스트 앨범을 위한 곡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The Circle을 위한 곡들이 완성되었고, 이렇게 정규 앨범으로 공개되었다. 팬들은 이미 그들의 원(Circle)안에 들어봤음을 증명하듯,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안착했다.
내셔널 사운드를 지향했던 전작 Lost Highway와 달리 The Circle은 새로운 로큰롤 앨범으로 규정했다. 2000년대의 앨범 중 가장 Rock적인 성향이 짙었으나, 생각 외로 저조한 반응을 얻어낸 Bounce와 비슷한 맥락이다. 아이러닉하게도 AMG(올 뮤직 가이드)는 Bounce와 The Circle에 별 두 개를 주고 있다. 외지의 찬사보다는 팬들의 환영을 원동력으로 삼는 그들이기에, 어지간한 혹평은 개의치 않아도 좋다. 조금의 부족함이 있다면, 그것은 라이브를 통해 충분히 만회하게 될 것이다. 2010년 여름 이후, 내한 공연에 대한 강한 기대와 루머들도 있다. 단순한 루머로 여긴 Killers가 내한공연을 성사시킨 현 시점에서, 오히려 본 조비는 더욱 현실성이 높아 보인다.
The Circle의 오프닝 트랙 We Weren''t Born To Follow는 첫 싱글로도 선택되었다. 틀림없는 본 조비의 스타일이 맞지만, 히트를 위한 곡이기보다는 라이브를 위한 사운드다. 관객들의 환호를 더한 후에야 완성도를 논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두 번째 싱글로 예정된 When We Were Beautiful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다. 동명의 타이틀로 포토 북 형식의 다큐멘터리 책도 발매한다. 마치 최정상에 서서 관망하듯 차분하면서도 웅장하고, 진중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진정한 거물이 되어가는 현재의 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다.
그들이 화두로 내세운 새로운 로큰롤은, 사실상 라이브를 위한 로큰롤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곡들은 The Circle의 주류를 이룬다. 남성적인 Work For the Working Man, 와일드하면서도 리프가 날렵한 Bullet, 빠른 템포로 스트레이트한 전개를 보여주는 Thorn in My Side, 특유의 활기와 멜로디를 풀어내는 Love''s the Only Rule, 존 본 조비의 열정적인 보이스가 돋보이는 Happy Now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언급한 곡들에 비해 조금은 차분한 곡들도 제법 있다. Superman Tonight Live은 특유의 뭉클한 멜로디가 가슴을 자극하며, 차분한 피아노로 시작되는 Live Before You Die는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된 발라드다. 엔딩으로 자리한 Learn to Love 역시 침착하게 전개되는 Rock 넘버다. 은은하게 수놓은 느낌의 키보드가 매력적이다.
팬들은 본 조비에게서 파격을 기대하지 않는다. 여전하면서도 영원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거대한 야심이 꼭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무모한 야심을 버린 것은 오래전 일이다. The Circle 역시 굳이 좋고 나쁨을 따지지 않아도 될 무난함이다. 단지 멤버들이 밝힌 ‘이전과 다른 새로운 로큰롤 앨범’이라는 멘트의 설득력은 조금 약하게 다가온다. 절충 내지는 밋밋함으로 엇갈릴 소지도 있다. 그러나 ‘라이브를 기대하게 만드는 음악’이라는 자체가 최대의 미덕이며 성과다. 그것은 Lost Highway때와 가장 다른 느낌이기도 하다.
Written By 윤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