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을 광폭시키다
2010-07-12
그들의 첫 싱글, 를 들었을 때- 사실은 적잖이 놀랐습니다. 아니, 알렉스 터너(Alex Turner)에게 이런 면이? 저는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으니까요. 뉴-록을 이야기할 때 우리 원숭이들을 빼놓을 수는 없잖아요. 물론 원숭이들의 그것은 (춤을 추기에는) 심히 에너지 과잉인 감이 없잖아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 달려가다, 멈췄다, 다시 달려가다, 멈췄다가, 다시 달리기를 반복하며 리듬에 의한 직접적인 몸의 반응을 극도로 끌어올리려는 그들의 음악은 관중들을 광폭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니까요. 악틱 멍키스는 일군의 밴드 중에서도 가장 젊고 활기 넘치는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악틱 멍키스의 알렉스 터너, 그리고 (아직 정규앨범이 발매되지 않은) 라스칼스(The Rascals)의 마일즈 케인(Miles Kane)이 결성한 프로젝트, 라스트 쉐도우 퍼펫츠(The Last Shadow Puppets)를 그 이름만 듣고도 관심이 가는 것이 무리는 아니었지요. 이 혈기 넘치는 청년들은 또 어떤 재기발랄한 로큰롤을 들고 찾아올 것인가? 전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첫 싱글 는 우리의 이러한 선입견을 한방에 날려버리려는 듯, (예의 날것의 전기기타가 아닌) 비장한 느낌의 현악 세션으로 시작됩니다. 광란을 유도하듯 날뛰던 악틱 멍키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말발굽 소리를 연상시키는 듯 툭탁툭탁 거리는 드럼에 맞추어, 알렉스 터너(그리고 마일즈 케인)은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노래합니다.(심지어 P/V에서, 이들은 비틀즈의 헤어스타일을 너무나 태나게 따라하고 있지요.) 심심치 않게 둥둥거리며 은근한 긴장을 조성하는 팀파니와 장중한 남성 코러스까지- 라스트 쉐도우 퍼펫츠의 음악은 (이것이 듀오 체제의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여지까지 그들이 보여줬던 어떤 로큰롤보다도 야심에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야심을 뒷받침하는 것인 오웬 팔레트(Owen Pallett)가 지휘하는 22인조 런던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입니다.
악기의 가짓수가 많아지는 것이 표현력과 정확히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상 잘 알고 있습니다.(부끄러운 예시지만, 우리 제3세계-한국-의 발라드에서 한때 오케스트레이션이 크게 유행했을 때, 값비싼 돈을 들여 녹음해온 이국의 오케스트라가 아직도 보컬의 형이상학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가요'' 마스터링에 밀려 얼마나 무의미해졌었는지를.) 허나 이것이 잘 조율된-그리고 곡을 구성하는 데 있어 처음부터 충분히 고려된-상황에서라면, 조금 더 표현의 농도가 짙어지지 말란 법도 없지요. 음반의 표제곡이기도 한 에서 그들은 지금까지 함께 청춘의 혈기를 찬미해왔던 전기기타보다도, 오히려 현악 세션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는 음반을 통틀어서 확고히 유지되고 있는 기조이기도 합니다. 라스트 쉐도우 퍼펫츠는 영리하게도 그들의 새로운 날개, 오케스트레이션을 단순한 ''규모의 공룡화(즉, 옛 [S&M]식의 그것)''에 투자하기 보다는 조금 더 다채롭고 미려한, 드라마틱한 사운드를 구성해내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정극(traditional drama)적인, 서사적인 요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