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일본의 사이키델리아는, 펑키한 그루브와 묵직한 리버브, 그리고 환각 같은 가사 속에서 연약하면서도 풍요로운 순간을 담아냈다.
Time Capsule의 Nippon Acid Folk에 이어 나온 이번 컴필레이션 [Nippon Psychedelic Soul]은 1970년대 일본의 언더그라운드로 탐험한다. 국내에서 뿌리를 내리고 해외에서 영감을 찾던 이 음악가들은, 1960년대 저항운동이 무너진 뒤 찾아온 집단적 자기 탐구 속에 있었다. 어떤 이는 크게 성공했고, 또 다른 이는 잊혀졌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음악은 지금도 강렬하게 빛난다.
그 중심에는 YMO의 호소노 하루오미가 처음으로 이끌었던 프로젝트 Happy End가 있었다. 왜곡된 무거운 기타와 날 선 백비트 위에 얹힌 일본어 가사는 일본 록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었다. 여기서 비롯된 새로운 사운드적 야심은 유우지 오노의 대담한 필리-소울풍 편곡 속에서도 드러난다. 요시코 사이와 함께 한 그의 작업은 Rotary Connection이나 David Axelrod를 연상시키는 씁쓸하면서도 장엄한 기운을 품고 있다.
또한 일본 신시사이저 음악의 개척자 후카마치 준도 있다. 그의 데뷔 앨범은 오케스트럴 펑크와 황홀한 혼 섹션, 풍성한 프로덕션으로 채워진 유쾌한 카니발이었다. 폭발적인 기타 솔로와 사이키델릭 오르간, 그리고 영화적 클라이맥스로 완성된 이 작품은, 그가 음반에서 직접 노래한 유일한 순간이 된 'Omae'를 통해 강렬한 에너지를 터트린다.
미국 소울의 거장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작곡가이자 괴짜 아티스트 가마야쓰 히로시(별명 '일본의 브라이언 윌슨')는 한 발 더 나아가 Tower Of Power를 초청해 'Have You Smoked Gauloises?'를 녹음했다. 그의 최고 히트 싱글의 B사이드였던 이 곡은 세련된 멋을 풍겼다. 유연한 베이스 라인과 세련된 키보드 위로 터져 나오는 Top의 시그니처 색소폰 솔로가 얹히며 완성되었다. 이 곡이 1990년대 런던의 애시드 재즈 댄스 플로어에서 다시 인기를 끈 것도 놀랍지 않다.
이 시기의 실험 정신은 대형 스튜디오 작품과 스스로 만든 음반이 나란히 공존하던 풍경으로 나타났다. 모모타로 핑크와 이나무라 카즈시 같은 아티스트들은 각자의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직접 성공을 꿈꾸며 녹음을 이어갔다. 보다 사색적이지만 결코 약하지 않았던 그들의 음악은 묵직한 드럼 사운드 위에 극적이면서도 소울풀한 사이키델리아를 가득 담아냈다.
몽상가도 있었고, 우주 비행사 같은 이들도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더 멀리 나아간 이는 작가이자 음악가, 활동가이자 스스로 과학자였던 고이노 타다시였다. 그는 자신의 판타지 소설 [Messenger From The Seventh Dimension]을 음악으로 변주해, 기존 음악적 레퍼런스로 설명하기 힘든 오페라와 같은 서사로 바꾸어 버렸다. 그 결과는 기괴하면서도 장엄한, 이 컴필레이션 속 독보적인 광기의 명작이었다.
[Nippon Psychedelic Soul]은 하나의 '씬'을 담기보다는, 하나의 '감각'을 컴필레이션한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친 여정을 달리듯, 일본 포크와 록 전통의 서사를 산산이 흩뜨리며 번쩍이는 파편으로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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