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플루티스트 정종수의 20주년 기념 앨범 (Ioan Jung's 20th Anniversary Pan Flute) "Endless Love"
팬플루트가 지닌 숨결의 깊이와 인간적인 온기를 온전히 담아낸 작품으로, 팬플루티스트 정종수의 음악 세계를 가장 밀도 있게 만날 수 있는 기록이다. 한 음, 한 호흡에 집중하며 악기와 연주자의 경계를 지워온 그의 연주는 이 음반 전반을 관통하는 중심축이 된다.
정종수는 국내에서 홍광일 교수로부터 음악을 처음 배운 뒤, 루마니아로 건너가 팬플루트를 전공하며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 과정에서 세계적 팬플루티스트이자 '팬플루트의 거장'으로 불리는 게오르그 잠피르(Gheorghe Zamfir)의 제자로 직접 사사하며, 유럽 전통 팬플루트 연주의 정통 계보를 몸소 체득했다. 그의 음악에는 이 같은 깊은 수련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
그의 연주는 언제나 과시보다 여백을 택한다. 한 음 한 음에 충분한 호흡과 기다림을 담아내며, 팬플루트 특유의 따뜻한 음색을 통해 듣는 이의 감정을 조용히 일깨운다. 정종수는 팬플루트라는 악기의 한계를 넘어, 서정성과 표현의 확장을 꾸준히 시도해 온 연주자로 평가받아 왔으며, 이번 음반에서도 그 섬세한 음악적 접근과 온화한 감성이 뚜렷이 빛난다.
이번 작품에서는 재즈 피아니스트 서지연과의 협업을 통해 음악적 지평을 한층 넓혔다. 클래식적 호흡 위에 즉흥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팬플루트의 부드러운 숨결과 피아노의 세련된 하모니가 만나 절제되면서도 깊이 있는 사운드를 완성한다. 두 연주자는 서로를 앞세우기보다, 소리 사이의 균형과 대화를 통해 새로운 음악적 풍경을 그려낸다.
정종수는 이번 음반에 대해 "서지연 피아니스트와 함께한 작업은 팬플루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며, "음반 전반에 담긴 사랑의 메시지가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고 아름답게 비추는 작은 촛불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앨범은 그 소망처럼,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빛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