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교 교회의 멜로디 등을 차용하고 있는 라흐마니노프의 이 작품은 굵고 무거운 저음부가 확실한 러시아 본토 연주자들의 것이라야 한다고 고집했던 때가 있었다. 물론, 그들의 고집스러운 소리가 작곡 당시 머릿속에 그려놓았던 것에 가장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음반에서 베스트와 코리돈 싱어즈가 들려주는 투명하고 또 극도로 절제된 하모니 또한 라흐마니노프가 원했던 바를 다른 각도에서 충족시키고 있다. 반복해서 듣더라도 물리지 않는 지극히 순음악적인 접근방식이 최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