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트는 중세 시대를 묘사한 그림이나 영화 한 장면에 어김없이 등장할 만큼 그야말로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일세를 풍미했던 악기였다. 클래식 초심자라도 다울랜드와 바흐 그리고 바이스 등의 작품은 모르는 사이 한 두 번쯤 접해봤을 정도로 류트는 지금까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여러 해 동안 중세 음악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마크 레원과 폴 키퍼는 15세기 후반 인문주의자로 명망 높았던 반맹인 아우렐리오 브란돌리니 리피의 피에트로보노 달 키타리노에 대한 기록에 근거해 류트 이중주와 함께 성악을 동반한 류트 이중주까지 아우르는 작품을 음반에 담았다. 류트의 전성기인 15세기 후반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서유럽에서 인기 높았던 류트 이중주 레파토리는 당시 세계적인 류트 비르투오소였으나 지금은 잊힌 피에트로보노 달 키타리노의 그림자를 손에 잡힐듯 생생하게 연출한다. 두 대의 류트와 세 명의 음유시인,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선 자유로운 발걸음이 인상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