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n Live의 완벽한 구색을 맞추다.
2008-07-20
공식, 비공식적으로 퀸의 라이브는 제법 방대한 분량이 공개되었다. 여기에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했던 1982년의 Milton Keynes Bowl 실황이 CD와 DVD로 출시된다는 소식은 대단한 기쁨이자 무수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거대한 Magic Tour의 진가를 보여준 1986년의 Wembley Stadium 완벽판 출시에 이어, 뜨겁기로 유명했던 Hot Space Tour의 완벽한 레퍼토리를 갖춘 본 DVD의 출시로 퀸은 공식 라이브의 완벽한 구색을 맞추게 되었다. 지난 라이브 앨범들은 각각 고유의 특성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 1970년대의 레퍼토리를 정리한 LIVE KILLERS, MAGIC TOUR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LIVE MAGIC, MAGIC TOUR의 완벽한 레퍼토리를 갖춘 LIVE AT WEMBLEY까지 기 출시된 앨범은 각각의 장점과 흥미 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여기에 프레디 머큐리 컨디션이 최상이고, 가장 뜨거운 라이브 앨범으로 평가받아 마땅한 Queen On Fire까지 공개되었으니 선택의 폭은 더 커질 수 밖에.
Disc 1 - 공연 본편
1982년. 자국에서는 물론 HOT SPACE EUROPE TOUR의 마지막이기도 했던 6월 5일의 MILTON KEYNES 공연은, 과거 70분 정도로 편집된 버전이 아닌 Full 버전으로 공개되어 100여분의 러닝 타임을 자랑한다. 스튜디오 버전이 편집된 FLASH에 이어 THE HERO가 폭발하며 멤버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퀸 공연 사상 가장 극적인 퍼포먼스의 오프닝이라 할 수 있다. 다소 덥게 느껴지는 은빛 의상을 걸친 프레디는 FAST 버전의 WE WILL ROCK YOU가 연주되면서 완벽하게 무대를 장악한다. HOT SPACE 앨범의 ACTION THIS DAY로 프레디와 로저의 듀엣 보컬이 인상적이다. 카메라가 로저와 프레디의 모습을 번갈아 비춰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곡 후반부에 드디어 답답해 보이던 윗옷을 벗는다.)
프레디가 피아노 앞에 앉았다. 짧은 피아노 애드립에 이어 팔꿈치로 한 번 피아노를 누르자 관객들은 환호하고 PLAY THE GAME을 연주한다. 초반부터 많은 땀을 흘리며 열창하는 프레디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관객들의 환호에 명쾌한 즉흥 애드립과 물을 뿌리며 화답한 프레디는, 유쾌한 음성으로 STAYING POWER를 소개한다. HOT SPACE TOUR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트랙다운 즉흥성과 묘한 긴장감이 있다. 로저 테일러는 연주가 쉽지 않은 듯,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드럼을 연주하지만 원 곡을 훨씬 뛰어넘는 퀄리티를 선사한다. 다시 피아노에 앉은 프레디는 대망의 SOMEBODY TO LOVE을 연주한다. MAGIC TOUR 전 까지 빠지지 않던 레퍼토리였음에도 정식 라이브에 수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이 장면은 SOMEBODY TO LOVE의 연주된 여러 공연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수 있는데, 피아노와 무대를 오가며 종횡무진하는 프레디의 액션과 보컬 컨디션이 절정인데다, 치밀하리만큼 완벽한 멤버들의 호흡은 다른 밴드가 쉽게 엄두 내지 못할 정도다. 절묘한 타이밍에 반응하는 관객들의 호응은 본 장면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든다. 흥분한 프레디는 좀 더 과격해서 팔꿈치로 피아노를 누르더니 급기야 피아노 위에 직접 앉기까지 한다. 군더기기없는 강한 끝맺음은 짜릿함을 더한다.
초장부터 달아오른 뜨거운 기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퀸은 잔인하게도 NOW I''M HERE를 선택한다. 또 한번 무대 여러 곳을 가로지르며 노래하는 프레디와 흥에겨운 브라이언의 연주 모습이 인상적이다. 곡 중간에 무대에 앉아 관객들과 즉흥 애드립을 나누는 프레디, 이어서 연주되는 DRAGON ATTACK과 다시 NOW I''M HERE의 끝자락으로 넘어가는 탄탄한 구성에 퀸의 에너지와 스피드도 집결되어있다.
무대에는 프레디와 브라이언이 남게 되고, 브라이언은 LAS PALABRAS DE AMOR (THE WORDS OF LOVE)의 도입부를 짤막하게 연주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LOVE OF MY LIFE. 목에 수건을 두른 프레디의 노래에 열정적인 환호와 합창으로 화답하는 관객들. 다음 곡이 이어지기 전 마이크와 손바닥을 부딪히며 박수를 유도한 프레디, 다시 위치를 옮겨 SAVE ME를 노래한다. 원 곡에 비해 훨씬 남성적이고 강한 느낌이 살아난 락 발라드가 되었다. 이 곡에서도 프레디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존 디콘의 작품이라는 프레디의 소개와 함께 이어진 HOT SPACE 앨범의 BACK CHAT은 HOT SPACE TOUR에서 조차 매번 연주되지 않았다. PUT OUT THE FIRE, CALLING ALL GIRLS도 마찬가지의 곡들인데 이 곡이 선택된 것은 행운이다. 로저 테일러의 전자 드럼 연주장면을 볼 수 있고, 멤버들의 연주 모습이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관객들의 모습을 잘 비춰주지 않아 반응이 어떤지 알 수 없으나, 멤버들은 최대한으로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GET DOWN MAKE LOVE에서는 먼저 로저를 비춰주고, 피아노에 앉은 프레디의 모습을 보여준다. 녹색 계통의 조명에 이어 곡 중간을 어지럽게 수 놓으며 반짝이는 조명들, 직접 공연을 관람하는 입장에서 더욱 흥미로운 무대가 아닐까 싶다. 공연은 자연스레 브라이언의 GUITAR SOLO로 이어진다. 다른 투어의 솔로에 비해 다소 짧게 연주되는 경향이 있다. 길게 늘어지는 연주가 적어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 것이다. 위치까지 이동하며 곡의 후반부를 연주하려던 찰나, 기타의 작은 문제가 생겨 보조요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곡을 마무리짓는다. 로저의 짧은 드럼 솔로에 이어지는 곡은 UNDER PRESSURE. 존의 리프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환호하고 붉은 색상으로 옷을 갈아입은 프레디가 노래를 시작한다. 관객석은 조명이 비추지 않아 마치 프레디가 허공을 향해 노래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게 조금은 아쉽다. 프레디가 자신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시작되는 FAT BOTTOMED GIRLS는 아주 큰 호응을 얻는 곡은 아니었지만, 라이브에서 더 빛나는 곡임에 틀림없다.
프레디 머큐리가 기타를 잡았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이 시작된 것이다. 기타를 잡아서인가, 굳어 있는 프레디의 모습을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가 기타치는 모습은 어느 공연에서나 어색한데, 그것도 재미라면 재미일 수 있겠다. 기타를 철수시키고 금새 피아노에 앉은 피아노는 짧은 솔로를 선사하더니 바로 BOHEMIAN RHAPSODY를 이어간다. 또 하나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는 이 무대에서 프레디는 또 한 번 놀라운 고음역으로 곡을 소화한다. 곡의 중반부는 빈 무대와 뮤직 비디오의 장면을 오버랩시켰다. 다시 무대에 등장하여 격한 부분을 연주하고 잽싸게 피아노에 앉아 곡을 마무리하는 프레디. 곡 분위기에 맞춰 여러 장면을 보여주려는 그의 노력이 돋보인다.
TIE YOUR MOTHER DOWN은 팬들을 다시 불태운다. 초반부에 드디어 열광하는 팬들의 모습을 잠시 보여주며 공연의 절정을 알린다. 이어서 히트곡 ANOTHER ONE BITES THE DUST가 적절하게 템포를 조율하며 절정의 분위기를 유지해간다. 가벼운 몸동작과 함께 연주하는 존 디콘의 모습을 여러번 비춰주며, 프레디의 애드립도 돋보인다. 특히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자국 팬들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다. 절정의 스피드와 공격성을 과시하는 SHEER HEART ATTACK은 관객들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프레디의 과격한 퍼포먼스는 등장하지 않지만, 대단히 뜨거운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확실한 매듭을 지어주는 곡은 역시 WE WILL ROCK YOU / WE ARE THE CHAMPIONS다. 특이한 모양의 모자를 쓰고 등장한 프레디와 관객은 WE WILL ROCK YOU를 함께 연호하며, 후반부 솔로 장면에서 브라이언이 어퍼컷으로 프레디의 모자를 뒤로 넘어가게 한다. 그렇게 등에 붙은 모자를 쓰고 피아노에 앉아 노래하는 WE ARE THE CHAMPIONS까지 프레디의 보컬은 지친 기색이 없다. 곡이 끝나자 프레디의 짧은 인사와 함께 관객들은 GOD SAVE THE QUEEN을 합창하고, 너무나 완벽하여 더 이상 아쉬울 것 없는 환상의 무대도 막을 내리게 된다.
본 공연의 품질은 여러가지 면에서 기 출시된 공연 실황에 비해 훌륭하다. 다소 어두운 조명과 단조로운 카메라 앵글, 관객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으나, 팬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어 후회는 없다.
Disc 2 - 부가 영상
첫 번째 디스크의 공연 본편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가 영상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다. DVD만의 메리트가 또 한 번 발휘되는 순간이다. Rare Interviews는 Milton Keynes Backstage Interview와 Freddie, Brian & Roger Interview를 수록하고 있다. 인터뷰의 내용은 Hot Space 앨범과 투어에 대한 부분이 중점되어 본 실황과 Hot Space 앨범을 즐기는데 좋은 참고가 된다. Tour Highlights는 1982년 일본 도쿄의 Seibu Stadium 공연과 Vienna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하여 수록했다. 특히 1982년 일본 공연은 퀸 최악의 공연 중 하나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는데, 프레디 머큐리의 컨디션이 좋지 않고, Bohemian Rhapsody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본 DVD에는 Flash / The Hero, Now I''m Here / Impromptu / Put Out The Fire / Dragon Attack / Now I''m Here (Reprise),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Teo Torriatte 등이 수록되어 있다. 즉흥 애드립을 하는 장면과 Teo Torriatte를 노래할 때 프레디 머큐리의 삑사리(!)를 여러 번 발견할 수 있다. 음질이 썩 뛰어나지 않지만, 희소성 있는 Vienna 공연에서는 Another One Bites The Dust, We Will Rock You, We Are The Champions, God Save The Queen을 선곡하여 Milton 공연과 더불어 공연 한 편을 더 즐기는 듯한 메리트를 선사한다. 그 외 Photo Gallery 메뉴를 통해 귀한 사진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서플의 방대함보다 알찬 내용으로 승부하는 두 번째 디스크 역시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최근 유명 뮤지션들의 여러 DVD 타이틀이 미흡한 품질과 서플로 저가에 판매되고 있는데, QUEEN의 타이틀은 만족스러운 서플을 더해 비교적 제대로 발매되고 있는 추세다. 밴드는 기나긴 동면에 들어갔지만, 여전한 인기 때문에 QUEEN의 재 이슈와 새 타이틀 발매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written by 윤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