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인 사진들로 가득 찬 사진첩 Offramp
2007-08-10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재즈 뮤지션 1위가 팻 메스니라고 한다. 팻 메스니가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는 뭘까? 그의 연주의 수려함 곡들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넓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퓨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Pat Metheny Group의 연주를 좋아하고 정통재즈를 좋아하는 팬들은 그의 트리오 연주를 즐긴다. 뉴에이지를 듣는 이들은 그의 New Chautaqua나 같은 음반을 좋아할 것이고 락음악을 즐기는 이들도 Pat Metheny Group의 호방하고 비르투오적인 연주에 호감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대중성은 조금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끝없는 음악적 실험정신과 도전의 결과이다. 때로는 [Zero Tolerance For Silence]와 같은 실험의 극한을 들려줘서 팬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퓨전재즈, 락, 현대음악, 뉴에이지, 크로스오버, 정통 재즈를 넘나들며 하는 다양한 시도는 결과적으로는 대중이 그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메스니의 여행자의 이미지처럼 항상 새로운 시도 덕분에 그의 음악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진보한다.
팻 메스니의 앨범 중 가장 여행자의 이미지들로 가득한 앨범이 본 앨범 [Offramp] 이다.
메스니는 인터뷰에서 어떤 정경이나 경치에 영감을 받아 작곡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하지만 묘하게도 그의 음악을 들으면 노을과 같은 서정적인 풍경이 떠오른다는 것이 감상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이 앨범의 백미이자 골수 팬들의 훼이버릿 곡인 Are you going with me? 를 들어보라. 곡의 시작을 알리는 드럼 소리는 마치 기차가 덜컹하고 출발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조금만 앉아 있으면 기차 창 밖으로 온갖 풍경이 펼쳐진다. 차창 밖 풍경은 감상자들마다 다른데 그 아름다움은 아마도 대동소이 할 것이다.
본인은 어린 시절 시골에서 보았던 풍경이 비춰 진다. 하늘에는 양떼구름이 펼쳐져 있고 서쪽 하늘은 온통 빨갛게 물들어 있는 풍경에 비포장 된 시골길과 가로수, 그리고 풀 냄새, 귀뚜라미 소리, 개구리 소리.
자 그럼 사진첩을 들여다보자. 앨범의 구성은 각 곡들이 유기적으로 기가 막히게 구성돼있다.
약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신비로운 Barcarole(원래 6/8박자나 12/8박자의 부드럽게 흔드는 리듬을 특징으로 하는 베네치아 곤돌라 사공의 노래 :브리태니커백과사전)이 흐르고 나면, 그 신비로움과 몽환적인 느낌을 그대로 이어받아 Are you going with me? 의 점층적이고 격정적인 감동이 펼쳐 진다.
그 격정적임을 다시 몽환적인(일명 뽕 맞은 느낌) 분위기로 이완시키고나면 - Au lait(불어로 우유가 들어간’이란 뜻. 카페오레(cafe au lait)의 그 오레) - Eighteen이 통통튀는 밝은 분위기로의 전환시켜준다. (나른한 전곡과의 분위기 대비로 전환 효과 극대화)
이어서 마치 카오스 같은 혼란 속 질서의 묘한 느낌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 Offramp - 귀엽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또다시 극적인 분위기 반전되면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전곡과의 대비로 역시 전환 효과 극대화) - James - 마지막 곡인 The bat II 로 도입부와 수미쌍관을 이루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마무리를 짓는다.
적절한 강약 조절과 곡의 감정의 반전까지 생각해서 배열한 곡들은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완벽한 모자이크 사진을 이룬다. 어느 곡을 빼거나 또 넣어도 또는 순서를 조금만 바꿔도 그림은 균형을 잃어서 이상해 진다. 완벽한 앨범이다.
예전에 자동차를 타고 여행할 때 마냥 이 앨범을 틀어 놓고 갔던 적이 있었다. 서울을 벗어나니 밤하늘에 별이 가득했다. 그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을 바라보며 음악을 듣자니 정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이 아름다웠다. [Offramp]는 그런 앨범이다.
여러분들도 [Offramp]를 들으며 각자의 아름다운 환상으로 여행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