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A Taste Of Neptune (S4057)[CD]

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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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토론토에서 가장 크다는 레코드 쇼에 딜러의 자격으로 참가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 친구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반긴다. 그는 커다란 가방에서 Rose의 데뷔앨범을 꺼내며 “좀처럼 볼 수 없는 음반”이니, 상태가 “Mint”이니 50불에 주겠노라고 지껄였다. 그는 내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눈치였다. 의외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캐나다에서 발매된 Flower Travelling Band의 [Satori]를 꺼낸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간 짐 속에는 300불에 달하는 Satori의 [1st Press]가 있었다.

Rose의 경우 1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그가 제시한 가격의 두 배를 지불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스테리의 사건을 종결한 탐정의 심정이랄까? Rose의 사건이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정보는 무의미했다. 그 동안 캐나다의 음반 수집가들에게 나라는 존재는 “Rose라는 캐나다 그룹의 음반들”을 찾아다니는 한국의 탐정으로 여겨져 왔었던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때면 항상 하는 인사처럼 “혹시 Rose라는 그룹을 아는가?”라고 묻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캐나다 음반 수집가들은 Rose라는 이름을 기억해 내지 못했다. Rose의 존재를 알고 있는 몇몇 친구들에게는 그 음반들을 보면 즉시 알려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남겼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캐나다 친구들이 나를 만날 때마다 Rose의 음반들을 내밀 것만 같아 걱정이다.

Canadian Rock은 퀘벡지방의 불어권 그룹들과 토론토를 중심으로 하는 영어권 그룹들로 크게 나누어진다. Art Rock계열의 경우, 1970년대 중반부터 French Art Rock에 강한 영향을 받았던 퀘벡지방 출신의 그룹들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Klaatu와 Rush 등의 출현과 그들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Ontario주 토론토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게되는 영어권 출신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그들 중에 Rose라는 그룹이 숨어있다.

Rose는 1970년대초 Brian Allen에 의해 캐나다 토론토 근교에서 결성되었다. 당시 Beatles가 재결성되었다는 루우머와 함께 Klaatu라는 신비의 그룹이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을 무렵, 이들은 토론토 근교의 한 농장에서 동화와 같은 아름답고 소박한 음반을 제작하고 있었다.

앨범 타이틀은 [hooked on a Rose](1973년, G.A.S. Records)이다. 두꺼운 종이에 하얀색과 붉은 색을 물들인 아름다운 커버를 열게되면 “옛날 옛적에 음악을 만들려는 Rose가 있었지요…”라는 동화와 같은 내용이 펜글씨로 쓰여져 있다. 동화 이야기 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음반의 내용을 살펴보게 되면 초창기 이들의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이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들은 달콤한 Folk Rock넘버 'Train To You'와 중후한 오르간연주와 부드러운 보컬로 뛰어난 곡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Progressive Rock넘버 'Lone Theme'이다. 특히 'Lone Theme'은 'A Taste of Neptune'에 버금가는 훌륭한 곡 전개를 지닌 작품이다. 이 곡에서 남성 코러스와 키보드 터치는 마치 독일의 Faithful Breath를 연상시키며 분위기는 Procol Harum의 'Shine On Brightly'를 생각하게 한다. 이 곡은 5분 41초라는 시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싱글로 발매되기도 했다.

데뷔앨범은 커다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들의 순수한 음악 열정은 동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두 번째 앨범 [Earth Air & Water](발매연도 불명)을 완성하게 된다. 1970년대 중반에 발매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Rose의 두 번째 앨범은 최저 예산(Bottom Budget)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제작된 생태계에 관한 계몽음반이다.

음악보다는 메시지를 중시한 음반으로 4명의 Rose 멤버들과 Thistletown Centre학교의 어린이들 그리고 Rose의 몇몇 친구들이 우정 출연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운드와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은 어린이들 교육용 음반으로 익살맞은 노래와 유머가 넘치는 Dialogue, 그리고 여러 가지 음향효과들을 가득 담고 있다.


두 번째 앨범을 발표한 직후, 드러머였던 Ken King이 그룹을 떠났고, Rose는 해산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리더인 Brian Allen은 그들의 세 번째 앨범의 데모 테이프를 제작, 각 메이저 레코드사들에게 보냈는데, 그들 중 Polydor Canada가 Rose에게 커다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본작 [A Taste of Neptune](1977년)은 3년간의 공백기간 끝에 Rose가 메이저 레코드사인 캐나다 Polydor과 계약 후 만들어 낸 야심작이었다. 회사측은 캐나다 국내보다는 세계 시장을 의식하고 있었다. 당시 그들은 Rush의 세계적인 성공(앨범 [2112], Mercury)에 크게 고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본작의 녹음을 위해 Ken King의 후임으로 젊은 드러머 James Fox가 참가했을 뿐, 나머지 멤버들은 유동이 없었다.

Rose는 크게 개선된 제작환경 덕분에, 앞서 발매된 자주제작 형식의 음반들에 비해 화려한 사운드와 깨끗한 음원들을 얻을 수 있었고, 세련된 연주와 보컬을 담을 수 있었다. 본작은 전체적으로 Hard Rock 성격의 앨범이지만, 발라드 풍의 'Marie(Where Have You Gone)'와 Art Rock넘버인 타이틀 곡 'A Taste of Neptune)'이 돋보인다. 특히 이 곡들은 우리 나라에서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발매 직후, 이 앨범에 대한 캐나다 내에서의 반응은 역시 냉담했지만, 미국과 유럽(특히, 영국과 프랑스)에서 어느 정도 좋은 feedback이 전달되었다. 이러한 “반짝 반응”에 자극을 받은 회사 측은 다음 앨범 제작에 박차를 가한다.

Polydor에서의 두 번째 앨범이자 Rose의 통산 네 번째 앨범인 [Judgement Day](1977년)는 [A Taste of Neptune]이 발매되자마자 급하게 제작된 Rose의 최후의 작품이며 실패작이다. 결국 이 앨범으로 Rose의 생명은 꺾이고 만다. 여러 부분에서 졸속으로 만들어진 흔적을 쉽게 찾을 수가 있다. 전체적으로 곡 구성이 허술하며 연주력과 보컬도 전 앨범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그나마 본작에서 유일하게 들어 줄만한 작품은 역시 타이틀곡으로, 본작 중에 곡구성이 가장 뛰어나다. 이 곡만이 드라마틱한 곡 전개와 더불어 Rose의 마지막 진한 향기를 담고 있다. 1990년 초반, 처음으로 본작 [A Taste of Neptune]의 정규 발매가 추진되었다. 그러나 소속회사의 판권유실, 해적음반의 출현, 마스터 테이프의 유실 등등…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이 앨범의 발매는 불투명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음반의 발매를 눈앞에 두고서 나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기쁨보다는 허무감이 엄습해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20년만의 재발매? 너무나 오랫동안 이 앨범의 발매를 기다려 왔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7년 전, 이 앨범이 정식으로 발매가 이루어졌다면, 이 해설지면 위에 나는 많은 넋두리들을 늘어놓았을 것이다. 아마도 원고지 100매 정도는 써내려 갔을 것이다.

저희 시완레코드는 오랜 동안 Rose의 라이센스 발매를 위해 마스터 테잎을 구하고자 노력하였으나, 마스터 테잎의 유실로 본 CD는 LP에서 복각하고 De-Noise 작업을 마친 앨범임을 알려드립니다.

글/ 성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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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x0208
A Taste Of Neptune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2008-07-06
Rose라는 단어의 친숙함과는 달리 캐나다 밴드 Rose는 매우 생소하다. 자국인 캐나다의 음반 수집가들조차 Rose란 밴드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이니 말이다.


본 앨범 발매를 우여곡절 끝에 성사시켰던 성시완 씨는 Rose라는 그룹에 많은 에피소드와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고, 결국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자국인 캐나다에서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Rose 앨범을 정식 발매할 수 있었다.


사실 국내에서는 오래 전, 한소리 레코드(일종의 짝퉁)에서 비공식적으로 Rose의 음반 발매가 이루어져 뒤늦은 정식 발매를 이룬 당사자는 이미 맥이 빠져있었다. 하지만 비공식 버전으로 ''A TASTE OF NEPTUNE''을 즐기던 나와 같은 소수의 팬들에게는 보다 개선된 음질로 완벽한 모양을 갖춘 음반 발매 소식이 매우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앨범의 대미를 장식했던 ''A TASTE OF NEPTUNE''은 앨범 발매를 가능하게 했던 핵심 포인트로 7분이 넘는 대곡이다. 유명 아트 록 밴드에 뒤지지 않는 악곡 전개와 심금을 울리는 가슴 벅찬 선율, 탄탄한 코러스와 연주력까지 흠잡을 것 없이 완벽하다. 아직도 도입부에 울리는 파도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데, 강하게 요동치는 파도, 감동의 물결에 휩쓸리는 느낌. 첫 느낌은 매우 심오했으나 곡에 빠질수록 가슴 뭉클해지는 그 기분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언제 들어도 좋지만, 더위가 조금씩 누그러지는 어느 늦은 여름 밤에 ''A TASTE OF NEPTUNE''이란 거대한 물결에 당신의 마음을 적셔보길 권하는 바이다.


본 앨범에서는 ''MARIE (WHERE HAVE YOU GONE?)''라는 곡이 동반 인기를 누렸다. 국내 취향에 맞는 발라드로 애상적인 선율과 서정성을 앞세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나머지 곡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한 편이다.


앨범은 HARD ROCK 성향의 수려한 곡들이 많다. 오프닝 곡 ''RIDE AWAY''는 전형적인 70년대 하드 록 사운드를 선사하며, 묵직한 베이스와 화음이 돋보이는 SNAKES AND LADDERS, 중ㆍ후반부의 기타 솔로가 특히 인상적이며 ''RED SKY IN THE MORNING''이란 노랫말과 멜로디가 특히 기억에 남는 BANGIN'' MY HEAD AGAINST THE WALL, 밝은 분위기로 전개되는 ''AQUARIAN''은 비틀즈의 영향력이 감지되는 친숙한 멜로디의 기분 좋은 곡이다.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밴드 스틱스(STYX)를 닮은 ''DON''T SURRENDER'', 탄탄한 화음의 ''YET IT FOLLOWS ME STILL''등 70년대 ROCK 사운드에 익숙한 팬들에게 부담 없는 앨범이다. ''A TASTE OF NEPTUNE'', ''MARIE''등이 워낙 막강하지만 나머지 곡들을 곁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written by 윤 태호 (styx02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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