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 후반기 최고앨범.
2006-01-26
내게 있어서 이앨범은 특별하다.
내인생 최고의 밴드 러쉬. 그리고 후반기 최고작인 Roll the Bones. 나는 앨범을 살때 한가지 특징이 있다.
어느 밴드의 앨범이 너무 많아서 무슨앨범을 사야할지 망설여질때, 나는 주저없이 내가 태어난해인 1978년 발매작을 산다.
러쉬앨범을 살때도 그랬다. 그래서 가장 먼저 샀던 러쉬앨범이 Hemispheres. 이앨범은 아직도 러쉬 전 앨범을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 되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산 앨범이 바로 이앨범 Roll The Bones 다.
그땐 이미 Hemispheres 앨범의 대곡 Cygnus 두번째파트와 YYZ와 함께 러쉬 최고의 연주곡이라고 평가받는 La Villa Strangiato 에 길들여져서 상대적으로 짧은 곡들은 감흥이 덜해지고있던 시기였다. 내가 수많은 러쉬앨범들중에 왜 두번째로 이앨범을 샀는가는 전적으로 Hugh Syme 의 멋진 커버가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사고나서보니 1991년작이었고, 한곡한곡의 러닝타임이 모두 4~5분대였다.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 실망하면 어쩌나.... 하지만 첫곡 Dreamline 을 듣는순간 이런 걱정은 게디,닐,알렉스에 대한 미안함과 경외심이 교차하면서 가차없이 박살나버렸다.
play 버튼을 누르는 순간 양쪽 귀를 훓고 지나가는 상쾌한 파도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깔끔하고 정갈한 연주!!! 무엇보다도 초,중반기 고음위주의 게디의 보컬은 온데간데없고 정말 편안하고 아늑한 게디의 목소리는 압권이었다.
내가 이만큼 상쾌하고 깔끔하고 군더더기 하나없는 연주를 들어본적이 있었던가?
다음곡 Bravado 는 또 어떤가.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정말 이곡 인트로부터 시작해서 끝날때까지 눈을 감고 들었었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정말 중요한 메시지가 닐의 시적인 가사에 완벽하게 녹아있었고, 그 메시지를 정말 잘 표현해주는 게디의 보컬과 곡의 분위기는 정말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웠다.
앨범 동명타이틀곡인 Roll The Bones. 곡을 주도하는 게디의 베이스와 중간의 랩에 가까운 나래이션. 정말 새로운 느낌의 곡이었다.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가사인 Why are we here?Because we're here, Roll the bones 는 내 홈페이지 메인에 커버와 함께 걸려있다. 운 따위에 인생을 맡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인생의 주사위(bones)를 굴리고, 무엇이 나오건간에 승패에 연연하지말고 열심히 살자는 메시지는 저 한문장에 완벽하게 녹아들어있다.
이어지는 Face Up 에서는 Roll The Bones 에서 슬슬 달궈진 스피드감과 경쾌함이 드디어 터지는 곡이다.
그리고 Roll The Bones 에서의 메시지가 다시한번 강조되고있는 곡이기도 하다. 설령 가사를 못알아듣는다 치더라도 제목만 보면 모든 메시지가 함축되어 있지 않은가.
이어지는 곡은 제목만 보면 수많은 밴드들이 화두로 삼았던 Missing Link 가 떠오른다. 하지만 음악은 아주 산뜻하고 경쾌한 연주곡이다. 이앨범의 Where's My Thing 을 시작으로 러쉬는 다음 앨범 Counterparts 에서의 Leave That Thing Alone, 그다음앨범
Test For Echo 에서의 Limbo 까지, 매 앨범마다 연주곡을 한곡씩 수록하는데 이건 우연이 아니고 밴드가 의도한것이라고 한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위 세 앨범의 연주곡들이 킬링트랙이 되었음은 두말할필요도 없다.
다음곡 The Big Wheel 은 개인적으로 이앨범에서 가장 멋진 코러스라인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곡인데, 역시 메시지는 일관적이다. 이미 앨범 타이틀을 Roll The Bones 라고 정한 후 부터 앨범 전체가 일관된 컨셉으로 진행될거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아아... 시인 닐 퍼트... ㅡㅡ;;
곡 분위기는 역시 이전과 다름없이 경쾌하고 산뜻하다.
하지만 다음곡 Heresy 와 Ghost Of A Chance 에서는 Bravado 에서 진지함과 게디의 지적인 저음보컬이 다시 부각되면서 靜中動의 음악이 무언지 확실하게 느끼게 해준다. 메시지 역시 Heresy 에서는 지나간과거에 대한 책임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자신의
것이라는것을, Ghost Of A Chance 에서는 정말 멋진 코러스가사가 귓속을 때린다. 운율이 딱 들어맞는 닐의 가사는 정말 감탄하지 않을수 없는데 내용인즉슨,
'난 운명이나 숙명따윈 믿지 않아.
난 영원이나 초자연적인 사랑도 믿지않아.
난 별이나 하늘에서 우릴 내려다보는 천사도 믿지않아.
하지만 난 기회의 영혼은 믿어.
우리는 스스로 기회를 찾을수 있고, 결국엔 해내니까.'
다음곡 Neurotica 에서는 다시 흥겨운 멜로디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세상은 Neurotica, Exotica, Hypnotica, Psychotica, Chaotica 일 뿐이니 세상에 얶매여 살지말고 이런것들 따윈 그냥 버려버리고! 미래는 random 한것이니 확 낚아채버려라! (SNAP!) 라고 외치는 코러스는 정말 흥겹기 그지없다.
정신없이 듣다보니 어느새 아쉽게도 마지막곡이다.
제목부터 앨범 전체의 메시지를 함축하고있는 You Bet Your Life !!! 이앨범에서 가장 흥겹고 즐거운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을 이렇게 멋진 리듬과 메시지로 장식해주니 얼굴엔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이앨범을 만난지도 이제 햇수로 10년이 넘어간다. 그당시만 해도 인터넷시절이 아닌 시퍼런 바탕화면의 통신시절이었고, 앨범을 사려면 (특히 수입반인경우는) 스스로 발품팔아서 돌아다녀야 했었다. 2년동안 러쉬앨범을 모으면서 돌아다닌 음반가게만해도 몇군데던가. 이렇게 한장한장 모은 앨범들이라 내게 있어서 러쉬는 정말 특별하다.
지금이야 집에서 온라인 음반매장 접속해 클릭만 몇번 하면 앉아서 음반을 받아볼수있는, 엄청나게 편한 시대이지 않은가. 이렇게 편하게 Roll The Bones 앨범을 구할수 있는 시대에, 이렇게 좋은 앨범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쳐버린다면 너무 아깝지않은가. 러쉬에 대해 이제 슬슬 관심을 가지려는 분들께는 자신있게 추천드리는 바이고, 더불어 요즘같이 어려운때에,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신의 능력과 자신감을 다시한번 각성시켜주는 이런 고마운 앨범을 그냥 두고 보실텐가?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