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사운드로 무장한, 또 하나의 명품 라이브 앨범
2007-11-18
-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추억하기에 좋은 11월
그룹 퀸(Queen)의 라이브 앨범이 연이어 공개되고 있다. 벌써 다섯 번째 공식 라이브 앨범이자 Paul Rodgers와의 합동 공연을 더한다면 여섯 번째 라이브 앨범인 Queen Rock Montreal이 26년 만에 처음 공개되면서, 퀸은 21세기에도 끊임없는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앨범 발매 러시에 여전히 퀸을 사랑하는 팬들의 즐거움과 기대도 증폭되고 있다.
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Brian May와 Roger Taylor는 Paul Rodgers와 함께 새로운 스튜디오 앨범을 준비 중에 있고, 그들의 베스트 앨범은 아직도 꾸준한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퀸과 관련하여 대한민국에도 몇 개의 이슈가 있다. 2007년에는 퀸 트리뷰트 밴드 영부인 밴드 (0vueen Band)가 결성 1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과 함께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2008년 초부터 퀸의 노래들로 꾸며진 뮤지컬 We Will Rock You가 처음으로 국내에 상륙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워낙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불러일으킨 공연이라 2008년에도 퀸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월은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추억하기에 좋은 달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1991년 11월 24일은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과 작별을 고한 날이며, 이번에 공개된 본 라이브 앨범은 정확히 10년 전인 1981년 11월 24일과 25일의 Montreal 공연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앨범이 공개되는 것 또한 2007년 11월이니, 연관성을 부여해도 좋을 듯하다. 마침 2007년 11월 24일이 토요일이라, 국내에서는 영부인 밴드가 프레디 머큐리 추모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 또 하나의 명품 라이브 앨범이 탄생하다.
Queen Rock Montreal은 새로움이 덜하다. 이미 We Will Rock You란 제목으로 유명한 Official급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동일한 타이틀의 저가형 DVD가 여전히 판매중이다. 심지어 이 공연은 TV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다수의 팬은 기발매된 비공식 타이틀에 그런대로 만족한 상태이다.
다수의 기대가 밋밋한 상태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26년만의 공식 발매가 허울뿐이 아님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분명 소수의 매니아 층은 이 순간을 염원했을 것이다. 그들의 열망에 부합하는, 최상의 음질과 2개의 미공개 트랙이 더해졌다는 메리트를 갖추었다. 2004년에 공개된 Queen On Fire에 이은, 또 하나의 명품 라이브 앨범이 탄생한 것이다. 2장의 CD도 공개된 앨범뿐만이 아닌, 2장으로 구성된 Special한 DVD도 공개될 예정이라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더 좋은 화면과 소리를 갈망한다면, 이제 짝퉁 타이틀의 시대는 청산해도 좋을 듯하다.
- 가장 정교한 사운드를 담아낸 라이브
Queen Rock Montreal은 프레디 머큐리의 보컬이 최절정에 달한 1980 ~ 1982년 사이의 공연이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시장마저 정복한 앨범 The Game과 첫 사운드 트랙 Flash Gordon까지 공개된 이후, 신작 Hot Space의 발매를 6개월 앞둔 시기의 공연이라 The Game 투어에서 들을 수 있던 Need Your Loving Tonight과 Rock It은 빠져있지만, The Game 앨범 수록곡을 다섯 곡이나 포함하고 있다.
열기를 고조시키는 인트로에 이은 Fast Version의 We Will Rock You는 다른 공연에 비해 점잖은 관객들을 의식해서인지, 유달리 선동적인 프레디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노래 중 Get Up을 연호한다.) 앨범의 시작부터 음질의 퀄리티에 감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특히 미약했던 Drum과 Bass의 소리가 살아나 한결 생동감을 더한다. 한번 미쳐보자는 프레디의 멘트와 함께 빠르게 전개되는 Let Me Entertain You는 매우 다이내믹하다. 이어서 피아노에 앉은 프레디는 Play The Game과 Somebody To Love을 연이어 노래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1982년 Milton 공연과 같은 극적인 면은 부족하지만, 그의 보컬은 최상이다. 곡이 끝나고 Under Pressure의 Intro가 살짝 연주되자 프레디가 Fuck Up을 외치며 가볍게 웃는다. 이어서 그는 Killer Queen을 연주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곡이 메들리 중간에 끼어있지 않아 특히 이 시기의 버전을 선호한다. 접속곡으로 로저가 드럼과 보컬을 담당한 I'm In Love With My Car가 연주된다.
그다지 인기 있는 곡은 아니었지만, 라이브에서 꾸준히 연주되고 있는 Get Down, Make Love은 초장부터 베이스 소리가 유별나게 들린다. 파트간의 소리가 살아나면서, 연주 비중이 높은 이 곡의 진가 또한 빛을 발한다. 모든 면에서 Live Killers나 Queen On Fire 앨범 버전보다 뛰어나다. 공연은 마치 Eagles의 첫 라이브 앨범을 연상케 할 만큼 사운드가 정교하며 관객들도 점잖은 편인데, Save Me는 그것이 장점으로 순화되는 순간이다. 기타 솔로와 피아노 연주가 교차되는 순간은 더없이 아름답게 들린다.
Now I'm Here를 통해 또다시 선동적인 프레디의 스태미나를 느낄 수 있다. 곡 중간에 프레디의 애드립을 감상할 수 있는데, 다른 공연에 비해 유별나진 않지만 관객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라이브의 묘미를 살린다. 접속곡으로 The Game에 수록되었던 Dragon Attack을 연주 후, 다시 Now I'm Here로 마무리한다.
첫 번째 디스크의 마지막 곡은 Love Of My Life다. 일부 부틀렉 등을 감상하다보면 관객들이 너무 열광적으로 이 곡을 열창하면서 정작 퀸의 연주는 그 안에 묻힌 경우도 발견할 수 있는데, Montreal 관객들은 마치 이 곡의 가사를 암기하지 못한 것처럼 반응이 미미하다. (쉽게 말해 흥얼거리다 마는 수준이다.) 결국엔 이 곡이 지닌 또 하나의 진풍경이라 할 수 있는 관객들의 합창을 들을 수 없다. 따라서 퀸의 일방적인 연주로 곡이 마무리되지만, 나름의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다.
두 번째 디스크는 David Bowie와의 듀엣 곡이자 앨범 Hot Space가 공개되기 전, 먼저 싱글로 발매된 Under Pressure로 시작된다. 특히 이 곡은 초연이었던 관계로 이후 들려주는 라이브와는 느낌이 틀리다. 프레디는 한 소절에서 가성을 쓰기도 하며, 곡의 말미에는 목소리가 잠시 갈라지기도 하지만 가공이 덜된 풋풋한 느낌은 본 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 포인트다. Hot Space 앨범에 수록되는 Back Chat의 인트로를 살짝 들려주며 엄청난 음악적 대 변신을 살짝 예고한 그들은 데뷔 앨범에 수록된 Keep Yourself Alive를 연주하는데 역시 브라이언의 기타가 돋보인다. 곡은 자연스럽게 Drum & Timpani Solo와 Guitar Solo로 이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지루한 부분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공연에서 들려준 브라이언의 솔로를 유달리 좋아했던 나에게 본 공연 버전은 최상의 만족도를 선사한다. 가장 큰 이유로 그의 솔로만큼은 열악한 음질의 부틀렉으로 감상하기엔 다소간의 버거움이 있었고, 프레디의 보컬이 빠진 순수한 연주곡이기 때문이다.
최초로 공개되는 Flash & The Hero 또한 Queen Rock Montreal이 갖는 고유의 메리트이다. 특히 Flash가 정규 라이브 음원으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트로를 장식한 Queen On Fire 앨범에서는 Flash가 스튜디오 버전을 편집한 음원으로 흐른다.)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은 이후 공연에 비해 간소한 느낌으로 연주되는데, 피아노가 가미되어 화려하고 파워풀한 느낌을 선사하는 Magic Tour 등에 비해 훨씬 스튜디오 버전에 흡사하다. 이어지는 유일한 커버 곡 Jailhouse Rock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The Game 투어가 한창이던 1980년 공연에서 오프닝을 장식하기도 했으며, 초창기인 1970년대의 공연에서는 엔딩 곡으로 연주되기도 했다.
이어지는 곡은 불멸의 Bohemian Rhapsody이다. 인터넷으로 비공식 음원이 돌던 1990년대 말경, 프레디의 환상적인 보컬로 말미암아 Somebody To Love과 함께 큰 화제가 된 버전이기도 하다. 열정적인 연주에 비해 관객들의 환호는 다소 부족하게 들리지만, 곡이 선사하는 벅찬 감동만큼은 특유의 빛을 잃지 않는다. 프레디는 곡의 마지막 소절인 Anyway The Wind Blows를 관객들을 향해 한 번 더 외친다. 곧이어 강렬한 Tie Your Mother Down이 연주된다. 차트 정상을 차지한 Another One Bites The Dust로 제법 고조된 분위기를 휩쓰는 곡은 Sheer Heart Attack인데, 마치 막 개장한 놀이공원에서 청룡열차를 타는 짜릿함과 속도감을 과시하며 공연 말미까지 에너지를 과시한다.
공연의 종착역은 역시나 We Will Rock You와 We Are The Champions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점잖던 관객들도 곡을 함께 합창하며 최소한의 예우를 갖춘다. 자연스럽게 몰입되고, 환호하게 되는 순간을 만끽하는 것이다. God Save The Queen이 흐르며 프레디는 마지막까지 청중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건넨다. 약 100분여에 걸친 1981년 11월의 몬트리올 공연은 그렇게 막을 내린다.
낡은 창고에서 꺼내 묵은 먼지를 털어내기조차 하지 않은 과거의 음원을 그대로 발매하는 것이 아닌, 팬들의 기대치에 갑절로 부응하는 A급 품질의 미공개 음원 공개는 이번이 끝은 아닐 것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라이브 밴드라는 명성에 걸 맞는 라이브 음원들이 연이어 공개되어 그들의 역량을 다시금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오랜 팬의 입장에서 즐거움 이상의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이미 Wish List에 등록된 몇 개의 뛰어난 라이브가 더 공개되길 바라는 기대 또한 여전할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written by 윤 태호 (styx02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