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을 넘긴 밴드의 관록, 바래지 않는 색깔
2008-01-04
15년... 한 밴드로서 15년을 넘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90년대 중 후반 소위 비쥬얼 4인방, 엑스 저팬, 루나 씨, 글레이, 라르크 중에 라르크는 국내의 소위 ''록 메니아'' 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욕을 들어왔지만 아직 까지 건재한건 라르크다
ark & ray 라는 정점을 지나 라르크는 상당 기간 주춤했고, 전작인 Awake은 앨범 타이틀 그대로 깨어남, 의욕적인 부활을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단색적인 앨범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번 앨범 키스는 전작의 그런 부분을 만회하고, 라르크의 원래 색깔과 ''대중 음악''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사실 라르크만의 색깔이라고 하는 것을 정의하기는 오히려 불분명하다 ''무지개'' 라는 그룹명처럼 가지각색의 음악이야 말로 라르크의 색이고 그것이 Awake와 분명하게 구분되는 점이기도 하다
12 곡 중 슬로우 템포의, 소위 ''발라드'' 로 구별 할 수 있는 곡이 5곡이나 되지만 각 곡들마다 그 분위기가 전부 틀리다
My Heart Draws A Dream은 싱글 곡 답게 후렴구의 코러스를 비롯하여 밝고 희망에 가득차 있지만 砂時計는 보다 애절한 느낌이고 Alone En La Vida는 허무한 감성이, 海辺은 실로 슬픔이 절절이 배어나온다
雪の足跡는 초월적인 경건함 마저 느껴지는 곡이다
그런가 하면 앨범의 문을 여는 Seventh Heaven 이나 Pretty Girl은 라르크식의 ''여자들도 춤추게 만드는 록'' 이고, Spiral 야 말로 라르크식의 하드록이다 하이드의 매력적인 저음과 유키히로의 드럼이 돋보인다
애니메이션 ''건담 더블오''의 오프닝 곡이기도 한 Daybreak''s Bell은 처음 들었을 때는 심심하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들을 수록 귀에 감기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곡이다
The Black Rose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
가장 하드한 곡이기도 하지만 트럼펫, 브라스 등의 관악 세션 그 속에 졀묘하게 녹아들어 있는 키보드
팝, 록, 재즈가 뒤섞여 있지만 그것이 라르크식의 어둠에 융화되어 있다
Link는 밝은 분위기의 멜로딕 록, 마지막을 장식하는 Hurry X Mas는 뜬금없지만 발매 시기를 감안하면 완벽한 크리스마스 파티 송이고, 이런 부분에서 대놓고 보여주는 라르크의 ''상업성''은 이 정도면 뭐라 할 수도 없다
또 한가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밴드의 연주만이 아니라 그 뒤를 든든히 받치는 세션이다
관현악 및 피아노, 키보드, 일렉트로닉 등 귀에 확 들어오지는 않지만 곡의 느낌을 120% 살려주는 풍부한 배경음은 일본의 음악 시장이 지닌 힘 그 자체를 연상케 한다
물론 그 다양성을 ''라르크'' 라는 색으로 엮어내는, 그 일본에서 15년이 넘게 생존한 그들의 ''관록''을 빼 놓아선 안 될것이다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다 15년을 넘어 20년 30년 동안 사랑받는 밴드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