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를 오픈한 자우림, 음악 박람회를 열다.
2008-06-22
거의 20개월만의 신작이다. 적정한 휴식기를 거쳐 다시금 원기를 충족하고 의욕을 살렸다.
지난 앨범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앨범 ‘Ruby Sapphire Diamond’의 핵심 키워드는 ‘다양함’과 ‘화려함’이다. 그것을 대표하는 것은 타이틀 곡 ‘Carnival Amour’로 5집 앨범에 수록된 ‘17171771’의 멜로디와 발랄하고 유쾌했던 ‘하하하쏭’의 에너지를 결합하여 시너지효과를 낸 느낌도 든다. 김윤아는 두 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듯 노래하고 있으며, 변화무쌍함에 다양한 소리가 곁들여져 흥겨운 ‘Rock Musical’의 느낌도 선사한다. 이 곡은 ‘역시 자우림’이란 찬사를 받을 수도 있고, ‘다소 과장된, 의도적인 겉멋 부리기’란 비난의 소지 또한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감상하는 팬의 몫이며, 개인적으로는 ‘하하하쏭’ 이상의 ‘의아하면서도 유쾌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Oh, Honey!’로 포문을 여는 일곱 번째 앨범은 시작부터 특유의 ‘껄렁한’ 기운을 살린다. 과거의 스타일을 동경했던 팬들이 환영할 듯 하다. ‘幸福한 王子’는 2분 22초의 ‘심플한 접속곡’과 같은 역할을 한다. 미니멀한 편성으로 찰랑거리는 경쾌한 Rock 넘버다. ‘Something Good’은 달콤한 멜로디로 보다 쉽게 어필할 수 있는 곡이다. 가사를 음미해보면, 햇살 예쁜 아침을 맞으며 꽃을 피우는, 어느 밝은 하루에 속삭이는 러브 송이라 할 수 있겠다. 타이틀 곡과 더불어 많은 인기가 예상되는 곡.
‘Drops’는 매우 독특하다. 크레파스로 알록달록하게 그려낸 듯한, 어느 남자와 여자 아이의 아기자기하며 설레는
이야기를 속삭이듯 풀어내는 곡이다. 소곤소곤 노래하는 듯한 김윤아와 사뿐한 느낌의 연주도 노랫말과 잘 매치된다.
밴드의 평균 연령이 의심 되는 곡. ‘20세기 소년소녀’ 는 실제로 20세기 아이들이었던 그들을 지칭하는 ‘향수의 노래’다.
Beatles와 Duran Duran, Madonna를 회상하고 ‘밤하늘에 가득히 떠올라 빛나던 별’을 그리워하며, 그 시대와 흡사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흥겨운 곡이다.
뜨거운 여름 밤, 아름답고 우아하게 반짝이는 블루지한 Jazz곡 ‘반딧불’은 또 하나의 ‘별미’이다. 김윤아의 색깔이 강한지만, 마침 여름에 공개된 앨범에 포함되어 더욱 빛나는 곡이 아닐까 싶다. 마치 ‘More Than Words’로 유명했던 밴드 Extreme의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되었던, ‘When I First Kissed You’와 같이 ‘이색적인 메리트’를 심어주는 곡으로 봐도 좋을 듯 하다.
Love Rock''n Roll은 이번 앨범의 두 번째 오프닝을 장식하는 듯한 느낌의 곡이다. 흔히 말하는 Seasons 2의 시작? ‘Oh, Honey!’와 느낌이 유사하지만, 다시금 ‘가슴의 두근거림’과 ‘기대감’을 심어준다. 나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의 후렴구는 마치 Skid Row의 ‘Youth Gone Wild’란 곡을 편곡한 느낌도 든다. 익숙한 느낌으로 귀에 붙는 곡. ‘27’은 20대 감성과 코드가 맞는 곡이다. ‘27’이란 타이틀이 실제로 ‘스물 일곱 살의 감수성’을 표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자우림의 감수성과도 흡사하다. 이 노래는 마치 4집 앨범 이전에 발표된 것 같다.
‘옛날’이라는 곡은 또 다시 느낌을 달리하는 곡이다. “제목 참 단조롭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들은 노랫말도 단조롭기는 마찬가지였다. 몽환적이고 꿈결 같은 사운드를 담아낸 곡. 두 눈을 감고 빠져들듯 음악을 감상하는 팬들에게 우선적으로 권하기 좋은 곡. ‘The DEVIL’은 초장부터 육중한 베이스가 전체적인 사운드를 리드하며 조금씩 강도를 높인다. 강하게 폭발하는 클라이맥스는 없지만, 시종일관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공연장에서 들으면 더욱 멋질 것 같은 이 곡은, (놀랍게도) 김윤아의 작품이다.
‘Poor Tom’은 리드 보컬이 김윤아가 아닌 유일한 곡으로, 이선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앨범 내에서 가장 낮고 어두운 톤으로 나직하게 흐른다. 만약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면, ‘배신’ 이상의 ‘충격’을 주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개성이 강하다. ‘Blue Marble’은 앨범의 마지막 곡이다. 차분하게 흐르는 이 발라드를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교회에서 들어도 무리가 없을 곡’이었다. 이것은 종교적인 것을 떠나 우선적으로 다가온 ‘느낌’ 이었다. 가장 평이한 듯 하면서도 약간의 여운이 남는다. ‘자우림 아닌 것 같은 곡’ 이라는 것이 나의 총평이다.
나의 기준으로는 그리 길지 않은, 2년을 넘지 않는 공백을 갖지만 돌아올 때 마다 유달리 반가운 존재가 자우림이다. ‘변덕 이상의 변신’ 으로 팬들을 매료시킨 그들의 일곱 번째 앨범도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다. Best와 Worst를 넘나들지 않고, Good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개성 있는 곡들로 믹스한 인상적인 컴필레이션 같다. 일관성은 적은 수작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딱 두 마디만 더 하고 싶다. ‘볼륨을 높이고 여러 번, 그리고 마음껏 즐기시라는 것’과 이왕이면 ‘CD로 사서 들으시라는 것’. 이상, 자우림과 함께 11년을 함께 한 어느 (골수적이지는 않은) 팬의 뻔하디 뻔한 이야기였습니다.
P.S
(불법 유출 사건은 예외로 두고) 일곱 번째 앨범이 세상에 처음 공개되고 맞이하는 첫 주말에 이 리뷰를 마무리 짓고 있다. 벌써부터 제법 무더움이 느껴지고, 벌써부터 공연장의 뜨거운 열기를 상상하고 있다.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자.우.림.콘.서.트
-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7집 앨범 노래 다섯 개
* Something Good - 자우림 (미니홈피, 블로그 배경음악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 반딧불 - 자우림 (특히 여름밤에 분위기 낼 수 있을 듯 합니다.)
* 옛날 - 자우림 (의외로 몽환적이면서 살짝 수면을 유도하는 곡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 Drops - 자우림 (약간 변태적으로 표현하자면, ''깨물어주고 싶은 곡'' 이기도 하죠.)
* Carnival Amour - 자우림 (싫다고 말 못하겠습니다.)
written by 윤 태호 (styx02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