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무게를 버린, 오빠들의 귀환
2008-12-10
다소 늦은 감이 있다. 2006년, 그들의 후발 주자였던 Take That이 재기에 성공했고, 2007년에는 Spice Girls가 컴백을 위한 워밍업을 마쳤지만 그들은 침묵했다. 팬들의 요구와 기대는 끊임이 없었지만 말이다. 왕년의 스타들이 컴백하는 물결에 동참하길 기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그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렸다. ‘공연 한 번 하는 것인가?’ 싶었는데 앨범도 낸다고 한다. 신곡 몇 개 포함된 베스트 앨범도 아닌, 완벽히 새로운 앨범을 말이다. 이것은 지난 앨범 ‘Face The Music’ 이후 14년만이다. 20대였던 멤버들은 어느덧 30대 후반 또는 40대가 되었다. New Kids라는 이름도 어색할 수 밖에 없다.
1980년대 중반의 Duran Duran 이후,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10대 들을 열광시킨 최고의 팝 스타가 바로 그들이었다. 당시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를 넘어 상식을 초월하기도 했다. ‘Step By Step’ 앨범부터는 자국에서의 인기를 뛰어넘었고, ‘Face The Music’은 큰 실패를 경험 했지만, 국내에서는 제법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당시 한정 발매된 ‘Dirty Dawg’의 싱글을 미처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운 소녀 팬들이 제법 많았다.)
사실 성공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컴백 자체의 반가움만으로도 감회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연 위주의 활동을 펼친다고 하니, 내한 공연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을 것 같다. 아마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고, 보다 성숙하게 그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멤버들도 최근 한국에 대한 각별함을 언급하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규 앨범으로는 5집에 해당하는 새 앨범의 타이틀은 ‘The Block’이다. 정규 앨범 외 Christmas 앨범과 Remix, Best 앨범을 포함해도, 22년간 그들의 이름으로 공개된 앨범이 많은 편은 아니다. (솔로 활동을 펼친 Jordan과 Joe도 다작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앨범 커버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엔, 너무도 어린 나이에 큰 성공을 맛본 이후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했던 후유증과 현재의 자유로움이 맞물려있다.
그렇다. 현재 그들의 외모에는 분명 세월의 무게가 실려있지만, 음악만큼은 세월의 무게를 훌훌 털어버렸다. 첫 싱글 ‘Summertime’으로 먼저 반응을 살폈고, 뒤이어 앨범도 공개되었지만 반응은 조금 더딘 편이다. 외신의 평가도 조금 엇갈리고 있는데,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참고로 올 뮤직 가이드는 이번 앨범에 별 한 개 반을 줬다. (국내에서는 비교적 후한 평을 내리고 있다.)
그들의 새 음악들은, 과거에 집착하거나 향수를 자극하지 않는다. 음악적으로 과감한 변신을 꾀한 ‘Face The Music’이 그러했듯이, 왕년의 모습을 떠올릴만한 노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 다수의 팬들은 첫 싱글 ‘Summertime’을 들으며 변화를 감지했을 것이다.
물론 변화가 실망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You Got It(The Right Stuff)’, ‘I’ll Be Loving You(Forever)’, ‘Step By Step’, ‘Tonight’과 같은 곡들을 기억하고 있지만, 같은 패턴을 반복하지 않던 그들이었다.
앨범 ‘The Block’은 최신 트렌드가 많이 반영되었다. Ne-Yo와 Akon등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젊은 뮤지션들의 피처링이 다수 가미되었고, 전체적으로 그 특유의 감미로우면서 매끄러운 성향의 곡들이 축을 이룬다. 시작은 R & B 발라드에 Rap을 가미하고 적당한 템포의 비트를 넣어 차분하면서도 흥겨움이 남는 ‘Click Click Click’과 Ne-Yo가 가세한 ‘Single’로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Single’의 경우, 차트 상위권에 랭크될 소지가 다분한 곡으로, 감성적인 Ne-Yo와의 조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오랜 팬들의 좋은 반응이 예상되는 발라드 ‘2 In The Morning’, 클럽 등지에서 즐겨도 그만일 ‘Dirty Dancing’, Justin Timberlake를 연상시킬 정도로 젊은 감각을 과시하는 ‘Sexify My Love’도 세월의 무게를 버린 현재의 그들을 보여주고 있다. 동 시대를 풍미했던 New Edition의 참여로 화제를 모은 ‘Full Service’도 빼놓을 수 없다.
‘The Block’은 전체적으로 감미로운 R & B에 기반을 두고 힙합과 소울이 믹스된 사운드를 선사한다. 만약 현재의 음악 트렌드가 익숙하지 않다면, 다소 난감할 수 있는 변신이다. 시대에 맞는 옷으로 갈아 입었다는 표현이 적합할 앨범이다. .
모두가 좋아하지 않을 앨범이어도, 그들만의 개성이 상실되었다 해도 좋다. 단지 NEW KIDS ON THE BLOCK으로의 귀환이 반가울 뿐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Take That, Boyzone, Westlife, Backstreet Boys, N’ Sync, Five, Blue 등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Written by 윤태호 (styx02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