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에 대한 자세한 책자와 포스터, CD가 한 세트.
파가니니가 사용하던 귀하디귀한 명기 1742년산 과르네리로 연주하다
이탈리아 다이내믹 레이블의 가장 매혹적인 아이템으로 이미 1990년대 중반에 출시되어 많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 제목 그대로 파가니니가 생전에 사용했던 바이올린 명기 과르네리 델 제수(흔히 ’과르네리우스’라고도 불린다)에 대해 집중 탐구하는 호화박스세트다.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즉 1742년에 주제페 과르네리가 제작했던 ‘과르네리 델 제수‘는, 파가니니가 1782년생이니까, 그가 태어나기 꼭 40년 전에 만들어진 악기였다. 파가니니는 이 과르네리에 대해 ‘나의 대포 바이올린(il mio cannone violino)’이라고 불렀다. '대포'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물론 그 바이올린의 소리가 크고 풍부하며 강한 인상을 주는 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가니니는 과르네리의 그런 특성에 힘입어 커다란 홀에서 바이올린 하나로 청중을 압도할 수 있었다. 물론 음색도 무척 곱고 고혹적이다. 불세출의 바이올린 귀재, 바이올린 비르투오소의 대명사인 파가니니가 생전에 청중을 기절시켰던 기막히게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리를 재현해서 들을 수 있다는 사실, 엄청난 감동이다.
파가니니 최고의 권위자 살바토레 아카르도의 연주
파가니니의 이 중요한 아이템의 연주를 맡은 주인공이 이탈리아의 비르투오소 바이올리니스트인 살바토레 아카르도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13세에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를 연주하면서 첫 독주회를 열고 경력을 시작했던 아카르도는 1958년 파가니니의 고향 제노바에서 열린 파가니니 콩쿠르의 우승자였다. 이미 우리는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치오, 6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담은 음반을 너무도 잘 기억하고 있고, 그를 파가니니 최고의 전문 연주가로 알고 있다. 이 귀중한 파가니니 아이템의 연주자로 그보다 더 적격인 사람을 생각해내기는 매우 어렵다. 완벽한 기교에 과르네리의 고혹적인 음색을 잘 드러내주는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만약 다른 연주가가 연주했으면 얼마나 커다란 기회손실이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너무도 아름다운 바이올린 레퍼토리들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으로 연주하지만, 이 음반은 파가니니의 곡들만으로 꾸며져 있지는 않다. 시마노프스키가 새로 만든 파가니니 카프리스가 마지막 세 개 트랙에 몰려 있을 뿐 나머지 레퍼토리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이올린 소품들이다. 하지만 진부하지 않게 너무도 잘 짜여진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처음부터 우리를 매혹시키는 것은 타르티니의 작품을 프란체스카티가 편곡한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다. 비단에 비교해야 할지 그보다 더 감촉이 좋은 어떤 것에 비유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도 질감이 좋은 명기의 음색에 처음부터 매혹된다. 나탄 밀스타인이 즐겨 연주하던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파가니니아나’도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으로 들으니 맛이 아주 다르다. 또 요제프 수크의 가슴을 녹이는 ‘사랑의 노래’도 실렸고, 사라사테의 ‘서주와 타란텔라’에서는 서주의 애잔한 서정과 후반의 열정적인 타란텔라에서 온화한 사랑과 격정을 반반씩 느끼게 된다. 아카르도의 신기에 가까운 바이올린 기교를 최초로 만끽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어 요아힘이 편곡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도 한 편 흐르고, 엘가가 친구한테 바쳤던 ‘카프리스’ 한곡은 흥겨움에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든다. 그 외 쇼스타코비치의 ‘두 개의 전주곡’, 라벨의 ‘하바네라 형식의 소품’, 드뷔시의 ‘달빛’ 등이 연신 우리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감동의 흐름 74분이나 된다.
호화박스의 장점-대형 포스터와 두꺼운 책자
이 아이템은 호화박스를 뺀 음반만 판매되기도 한다. 음악과 연주가 아주 매혹적이기 때문에 음반만도 잘 팔린다고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아이템은 박스로 구입해야 제대로 갖추는 것이 된다. 이 호화박스 안에는 대형 포스터가 들어있고, 파가니니가 사용하던 바이올린인 1742년산 과르네리에 대해 집중 해설한 두꺼운 책자가 들어있다. 예전에 어느 집에 놀러 가니 이 세트에서 나온 과르네리 바이올린 대형 포스터를 액자에 넣어 걸어두기도 해서 눈길을 끌었던 기억이 난다. 포스터 뒷면에는 이 명기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 두툼한 책자를 열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파가니니가 쓴 유언장이다. 파가니니의 필체 그대로 실렸는데, 유언에는 자신의 바이올린을 제노바 시에 헌납하며 영원토록 잘 간직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악기 제작자에 대한 영혼의 인사까지 잊지 않았다. 그리고 제노바 시장의 인사말과 파가니니 연구원 알마 브루게라 카팔도 원장의 인사말이 서두를 장식한다. 각종 그림과 사진자료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파가니니가 런던에서 구입해서 유럽 여행 때 타고 다녔던 마차 사진도 들어 있고, 파가니니의 초상화는 물론이고, 그의 하나 밖에 없던 아들의 사진이 실렸는가 하면, 1958년 파가니니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당시에 찍은 살바토레 아카르도의 젊은 모습도 보인다. 책자의 제목처럼 과르네리에 대한 역사와 소리의 특징, 그리고 세밀하게 카메라를 댄 바이올린 사진들은 명료하게 담겼다. 비르투오소 바이올리니스트의 대명사 파가니니가 평생 아끼고 사랑했던 바이올린 과르네리에 대한 감동적인 정보들이 가득한 인쇄된 보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