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다르지만 같은 것을 지향하는 브리튼의 두 작품
벤저민 브리튼이 1942년에 예배용으로 쓴 ‘캐럴의 제전’은 그레고리오 성가에서 소재를 구하여 영국의 종교 합창음악 전통의 영향을 더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캐럴에 곡을 붙인 것으로 대부분 중세 영어로 되어 있다. 한편 ‘어린이 십자군’은 2차 대전 폴란드를 배경으로 추위와 굶주림, 전쟁이 없는 따뜻한 나라로 떠난 55명의 아이들 이야기를 읊은 브레히트의 동명 장시에 기초하고 있다. 전쟁의 참상을 통렬히 고발하며 평화와 위안을 간구하는 이 작품은 정신적인 면에서 ‘전쟁 레퀴엠’의 자매곡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