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5년 세상에 나온 비발디의 ‘사계’가 2025년에 300년을 맞았고, 1995년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들이 창단한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도 30주년을 맞았다. ‘사계’는 이 앙상블의 첫 녹음이었던 작품이다.
2009년부터 베를린필의 제1악장을 맡고 있는 다이시 카지모토가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특유의 투명하고 날렵한 음향 위에, 번개처럼 활을 긋는다. 카라얀 시대 이후 베를린필에 바로크 음악의 감각을 심은 쿠스마울로부터 카지모토가 물려 받은 바로크적 감각이 섬뜩이며, 1972년 카라얀과 미셸 슈발베의 전설적 녹음, 1987년 카라얀과 안네 조피 무터의 연주의 전통 위를 잇고 있는 음반이다.
카지모토는 이 작품을 “록 음악”에 비유하는데, 폭풍, 더위, 수확, 얼음장 같은 겨울은 단순한 날씨 묘사가 아니라 감정의 직접적인 폭발로 음반을 뚫고 나온다. 하이브리드 CD(SACD)로 발매되어 고해상도 음질을 자랑하며, 부클릿에는 카지모토의 대담, 벤저민 푸어의 ‘사계’ 300주년 기념 에세이가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