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빛줄기를 찾은 환희의 기쁨을 표현한 사랑의 노래 모음집인 김의철 & 양경숙의 [연가집]은 김의철이 암울했던 때를 지나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생의 변환기를 가져왔던 시기에 발표된 음반으로서, 극적인 변화의 과정을 아름답게 묘사한 대표작이다. 이와같이, 수록된 모든 곡들은 환한 빛의 세상을 발견한 그의 사랑에 대한 찬양가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빼어난 자태를 보이는 듯 저마다의 감성에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성악의 대중화에 앞장선 당시, 한양대 음대 교수였던 양경숙이 노래하고 김의철이 클래식 기타로 연주한 만큼 대중들의 인기에 편승하는 차원을 넘어서 혼을 다하는 두사람의 완벽한 호흡을 통해 사랑의 위대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의철 연가집] 수록곡 중 김의철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는 ‘봄사월’이다. 이 곡은 어둠 같았던 인생의 틈바구니에서 생에 대한 미련조차 잃어버리고 성당의 수사가 되기를 생각할 만큼 힘겨웠던 1978년, 지금의 아내를 만나 생애 첫 환희의 기쁨을 표현했던 사랑의 노래다. 김의철은 “아내는 당시 내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의 아내사랑은 이웃, 더 나아가 세상사람 모두를 사랑하는 차원으로 승화되었다.
포크의 원류를 배우러 독일, 미국에서 클래식 공부에 전념했던 김의철은 클래식을 포크어법으로 해석한 가곡의 맛을 풍기는 품격 있는 음악을 꿈꿨다. 이때 순교자 100주년 기념 때 만들어진 이종철 신부가 작곡한 ‘현양 칸타타’ 성가집 음반을 듣다 ‘비탄의 노래’를 부른 한양음대 양경숙 교수의 목소리에 가슴을 호벼 파는 듯한 감동을 맛보았다. 양경숙을 찾기 위해 이종철 신부를 찾아가 연락처를 수소문해 그녀가 한양대 음대교수인 것을 알아냈다. 그녀의 잠실 집 근처의 어느 커피숍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졌다. 처음 그녀는 “대중음악은 부르지 않는다”며 김의철의 부탁에 곤란함을 표시했다. 하지만 악보를 찬찬하게 살펴 본 그녀는 이틀 후 “함께 노래를 해보자”며 마음을 열어왔다.
1993년 늦여름 청계천 9가 신나라 녹음실. 역사적인 아트 포크 음반 녹음작업이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다. 하지만 첫 녹음작업 때 ‘봄 사월’은 수록곡에서 제외 되었다. 클래식 창법과 포크어법의 불협화음이 컸었기 때문. 하지만 마지막 녹음과정 에서 아쉬움을 느낀 김의철은 재 시도를 제의해 다시 살아난 숨겨진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양경숙은 당시 눈물을 흘리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들을 기계적 조작 없이 동시 녹음으로 완벽히 마치게 되고 음반은 드디어 세상 빛을 보게 되었다.
이렇듯 깊은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는 [연가집]은 사랑의 위대함이 가져오는 삶의 풍요로움과 희망의 메시지를 클래식 포크라는 새로운 장르를 통해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는, 우리시대 순수의 결정체로서 손색이 없는 명반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최규성 가요칼럼니스트 ks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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