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랫동안 피터팬이 부러웠습니다. 날 수 있다는 것보다,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요. 그러다 어느 날 밤, 창문 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진짜 무서운 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날아오를 이유를 잃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2021년, 첫 번째 앨범 Peter, Falling을 만들 때의 저는 항상 누군가에게 사랑을 줘야 했습니다. 사랑이 가닿는 곳이 있어야만 제가 비로소 존재하는 것 같았거든요. 사랑을 주는 건 호흡 같았습니다. 들이쉬는 것보다 내쉬는 것에 더 익숙한 사람처럼, 저는 늘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앨범은 그런 계절의 기록이었습니다. 설레고, 부딪히고, 넘어지고, 그래도 다시 뛰는.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저는 사랑과 갈망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둘이 얼마나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지, 그때는 미처 몰랐어요.
그리고 몇 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피터팬이 부러웠습니다. 날 수 있다는 것보다,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요. 그러다 어느 날 밤, 창문 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진짜 무서운 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날아오를 이유를 잃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2021년, 첫 번째 앨범 Peter, Falling을 만들 때의 저는 항상 누군가에게 사랑을 줘야 했습니다. 사랑이 가닿는 곳이 있어야만 제가 비로소 존재하는 것 같았거든요. 사랑을 주는 건 호흡 같았습니다. 들이쉬는 것보다 내쉬는 것에 더 익숙한 사람처럼, 저는 늘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앨범은 그런 계절의 기록이었습니다. 설레고, 부딪히고, 넘어지고, 그래도 다시 뛰는.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의 저는 사랑과 갈망 사이 어딘가에서 길을 잃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둘이 얼마나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지, 그때는 미처 몰랐어요.
그리고 몇 년이 지났습니다.
이번에는 더 깊이 사랑했습니다. 조심이라는 것을 잊은 채로요. 전부를 걸었고, 그래서 잃었을 때도 전부를 잃었습니다. 한동안은 좋아하던 음악도 틀지 못했어요. 익숙한 멜로디가 예상치 못한 곳을 건드릴 것 같아서요. 피터팬은 다시 떨어졌고, 이번엔 꽤 오래 바닥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닥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요.
조용하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소란이 걷힌 자리에서.
제 자신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감정이 어떤 결로 흐르는지, 제 목소리가 어디서 울리는지, 제가 무엇을 진짜로 원하는지. 그걸 알게 되고 나서야, 더 이상 사랑을 쏟아내는 방식으로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줄 수 있어서 주는 것과, 주지 않으면 불안해서 주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그 차이가 선명해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 "Youth Odyssey"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는 데 10년이 걸렸습니다. 그 여정에서 풍랑을 만났고, 사랑에 빠졌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기회들이 찾아왔어요. 그는 영웅이었지만 무엇보다 끊임없이 나아가는 사람이었고, 저는 그것이 우리가 청춘이라 부르는 시간과 몹시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잃을 때마다 한 걸음씩 앞으로 가고 있었던 것, 상실과 전진이 사실은 같은 말이었다는 것. 어쩌면 우리가 "청춘을 보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그 모든 것들이 비로소 하나의 여정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어느 순간부터인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들면 아픔이 옅어질 거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다만 저는 이제 고통 앞에서 예전처럼 허둥대지 않습니다. 그것이 단단해진 것인지, 익숙해진 것인지, 아니면 그저 체념의 다른 이름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이 음악이 당신에게 닿기를 바랍니다.
새벽 세 시, 이유도 모른 채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 밤에도. 보내고 나서 곧바로 후회했던 메시지 하나 때문에 온종일 마음이 무거웠던 날에도. 좋아한다는 말을 끝내 꺼내지 못하고 계절이 바뀌어버렸던 그 가을에도. 거울 앞에 서서 낯선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던 순간에도. 사람들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섬처럼 혼자였던 어느 저녁에도.
그 모든 것이, 사실 이 여정의 일부였습니다.
부서질 것 같던 순간도, 다시는 괜찮아지지 않을 것 같던 밤도, 아무도 모르게 흘렸던 눈물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 가슴속에서만 맴돌던 말들도. 그것들은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무언가를 진심으로 살았다는 증거입니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고, 온몸으로 부딪혔고, 그래서 넘어졌다는 것. 그보다 더 용감한 삶이 어디 있을까요.
피터팬은 떨어질 때마다 다시 날았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럴 것입니다. 이미 그래왔으니까요. 이 앨범이 당신의 오디세이 어딘가에서, 조용한 동행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피터팬은 아직 날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 더 조용히, 그리고 조금 더 자유롭게.
⁃ 우드로와일드 (Woodrow Wyl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