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Anderson .Paak은 단순히 앨범 한 장을 발표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소울과 힙합의 지형도를 뒤흔드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2016년 1월 15일 발매된 [Malibu]는 오랜 시간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해온 아티스트가 마침내 자신의 시대를 열었음을 알리는 결정적인 작품이었다. Dr. Dre의 [Compton]을 통해 주목받기 전부터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고 있었지만, [Malibu]는 대중이 처음으로 'Cheeky Andy'라는 인물을 온전히 마주한 순간이었다. 뛰어난 드러머이자 허스키한 목소리의 싱어, 그리고 재치 있는 래퍼의 면모가 하나로 결합된 모습이었다.
앨범은 남부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광활한 여정처럼 전개된다. 1970년대 펑크와 교회 음악에서 비롯된 가스펠, 그리고 거친 붐뱁 힙합을 결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사운드를 완성했다. 9Th Wonder, Madlib, Kaytranada, Hi-Tek 등 정상급 프로듀서들이 참여했음에도, 앨범은 따뜻한 아날로그 질감을 유지한다. 디지털 중심의 시대 속에서 오히려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던 이유다. 의도적인 거칠음과 여백, 그리고 숙련된 라이브 연주자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그루브가 앨범 전체를 관통한다.
'Am I Wrong'과 'Come Down' 같은 에너지 넘치는 곡들 이면에는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가 자리한다. Anderson .Paak은 65분에 걸친 러닝타임 동안 자신의 삶을 놀라울 만큼 솔직하게 풀어낸다. 어머니의 도박 중독, 아버지의 수감 생활,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노숙 경험까지 담아내지만, 그것은 결코 무겁거나 비관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경험들을 극복과 성장의 이야기로 바꿔낸다.
빈티지 서핑 다큐멘터리에서 가져온 샘플들은 앨범에 영화 같은 해안가 분위기를 더하며, 고난 속에서 탄생한 이 작품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또한 완벽한 드럼 연주와 함께 Schoolboy Q, Rapsody, The Game 등 웨스트코스트 감성을 공유하는 게스트들이 참여해 앨범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10년이 지난 지금, [Malibu]는 현대 소울과 힙합을 대표하는 클래식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Anderson .Paak이 세계적인 성공과 그래미 수상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준 작품이자, 소울풀한 음악의 부활을 이끈 중요한 이정표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깊은 음악은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앨범이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그루브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진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10주년 앨범은 조트로프 픽쳐디스크 바이닐의 구성과 한국어 OBI가 포함됐다.
* 전세계 5,000장 한정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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