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투어스가 두 번째 정규 앨범 [Bad Pieces]로 돌아왔다.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부터 아트워크와 비주얼 디렉션까지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온 "All Self-Made" 밴드는, EP [Play With Earth! 0.03]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이번 앨범에서 자신들을 세상에 알린 사운드로부터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발을 뗀다. 웨이브투어스의 보컬/기타리스트 김다니엘은 이 음악을 두고 "웨이브투어스의 본질에 그 어느 때보다 가까운 음악"이라고 말한다. 작곡 과정에 어느 때보다 세 사람의 목소리가 고르게 스며들었고, 그 변화를 결단이 아니라 밴드라면 언젠가 도착하게 되는 자리라고 부른다.
[Bad Pieces]는 1969년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Bed Peace'에서 출발했다. 엉망인 지구 위, 침대 하나를 아지트 삼은 앨범. 위에서 내려주는 위로가 아니라 "우리 역시 서툴고 못난 조각들"이라는 고백에서 시작한다. 가르치려 들지도, 치유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저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만의 안식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할 뿐이다.
사운드는 이 태도를 그대로 닮았다. 밴드는 과거의 명반들을 오래 들여다본 끝에 빈티지 악기들을 집어 들었다. 나일론 기타, Mini Moog 베이스, 그리고 곡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CP70 피아노. 미니멀리즘 위에 세워진 이 앨범은, 밴드의 정체성과 같았던 로파이 재즈로부터 한 걸음 옮겨 선 웨이브투어스의 다음 장이다.
선공개 싱글 'Heaven And Hell'이 그 문을 먼저 연다. 둘로 가를 수 없는 세계에 관한 노래이자, 답을 찾기보다 지금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곡. 서른을 앞둔 세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아이의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Courage'는 레논/매카트니의 감각을 향해 기울고, 'Hyang(향)'은 사랑을 안다고 믿었던 사람이 진짜 사랑을 마주하는 순간을 따뜻하게 그린다. 모든 트랙은 결국 하나의 문장으로 모인다. "우리는 여기 있을게. 그대로 와도 돼. 용기가 너를 찾아올 거야."
한국 인디 밴드로서는 전례 없는 글로벌 헤드라인 투어를 이어온 웨이브투어스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100회 이상의 무대에 올랐고 2026년 2월 서울 올림픽홀 3일 공연을 매진시키며 하나의 시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사운드는 오는 9월, 뉴욕 Radio City Music Hall과 로스앤젤레스 Greek Theatre를 포함해 북미와 아시아 29개 도시를 잇는 The Pieces Tour에서 처음 관객과 마주한다. 밴드 역사상 가장 큰 무대에서, 가장 덜어낸 음악으로. [Bad Pieces]는 웨이브투어스가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을 던진 기록이자, 그 질문을 듣는 사람 곁에 조용히 놓아두는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