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 가곡의 예능보유자인 김경배 명인이 이번에는 가곡이 아닌 12가사 전곡을 음반으로 담아내어 국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12가사(歌詞)는 백구사, 춘면곡, 죽지사, 어부사, 황계사, 길군악, 수양산가, 상사별곡, 처사가, 양양가, 권주가, 매화타령 등을 말한다. 이러한 가사음악은 시조나 가곡과는 달리 비교적 장형시(長型詩)를 6박 혹은 5박 장단에 얹어 부르는 정가의 한 갈래로 가곡이나 시조와는 또 달리 그 노랫말을 이해하는 일도 쉽지 않거니와 속소리의 활용, 떠는 소리를 비롯하여 밀고 당기는 소리들의 다양한 표현법들, 그리고 긴 호흡으로 이어가는 선(線)적인 표현법들이 오랜 공력을 요구하는 노래인 것이다. 한 마디로 일반인들에게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전문가의 노래로 알려져 있다.
국가로부터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을 받고 있는 김경배 명인은 타고난 목으로 두봉 이병성, 소남 이주환, 청운 홍원기의 소릿제를 이어받았고 이를 갈고 닦아 올바른 창법으로 후진을 지도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정통파 가객이다. 10여 년 전에 저술하여 후학들의 바른 길잡이가 된 [12가사보]의 악보집과 함께 이번에 제작된 12가사 음반이야말로 가사 음악의 바른 길잡이가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이 음반이 국악학과 국문학 분야의 연구 자료로 활용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가 전공자를 비롯한 국악인은 물론 인접분야의 예술인, 그리고 보다 많은 국악애호가들의 친근한 벗이 될 것을 확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