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인디 팝 아티스트 해리엇 필빔(Harriette Pilbeam)의 프로젝트 해치(Hatchie)의 세 번째 앨범 [Liquorice] 커버는 환하게 웃고 있는 해리엇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번진 듯한 붉은 립스틱 자국은 입맞춤의 찬란한 여운을 암시한다. 뒷마당에서 소박한 디지털 카메라로 즉흥적으로 촬영된 이 이미지는, 거칠고 즉흥적인 매력을 지닌 앨범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갈망, 욕망, 후회의 주제를 포착한다.
필빔은 2022~2023년 브리즈번에 머무는 동안 [Liquorice]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후 멜버른에서 아지우스(Agius)와 함께 지내며 곡을 이어갔다. 데모 작업은 2024년 중반에 완성되었다. 이전 작품에서 뚜렷이 드러났던 음악적 영향들을 벗어나 이번에는 특정한 레퍼런스를 따르지 않고 처음부터 곡을 쌓아 올렸으며, 아이디어를 성급히 밀어붙이지 않았다. 그녀는 초기 곡들의 단순한 멜로디 감각에 다시 끌렸고, 음악적 불안감조차 받아들였다고 한다. "제 한계를 스타일을 결정짓는 힘으로 보려 했어요."
전작 [Giving The World Away]에서 캐롤라인 폴라첵,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스카이 페레이라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 호르헤 엘브레히트(Jorge Elbrecht)와,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채플 로언 등을 프로듀싱한 댄 니그로(Dan Nigro)와 협업했던 필빔은 이번 앨범을 단 한 명의 공동작업자와 완성하길 바랐다. 이상적으로는 직접 밴드를 이끄는 여성 프로듀서를 원했다. 2024년 9월, 그녀와 아지우스는 로스앤젤레스로 향해 인디 록 뮤지션 제이 솜(Jay Som)으로 활동하며, 보이니어스(Boygenius)의 그래미 수상작 The Record 등 다양한 프로듀싱 경력을 가진 멜리나 두테르테(Melina Duterte)와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지난 앨범은 매우 어둡고 내성적인 톤으로 완성되었지만, 그것만이 제 모습은 아니에요. 저는 구제불능의 로맨티스트이고, 종종 바보스러울 만큼 유쾌한 사람이에요."라고 필빔은 말한다. 이제 서른 두 살, 결혼도 했지만 젊은 시절의 갈망과 아픈 사랑의 기억들이 빠르게 되살아났고, 그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비추기 시작했다. 동시에, 반드시 해피엔딩이 오지 않는 비극적 로맨스 영화들에 대한 애정도 작품에 녹아 있다.
[Liquorice]는 '유한한 영원함'을 좇는다. 사랑의 이야기가 단 하룻밤의 마법 같은 경험으로 끝난다 해도, 그 순간 느끼는 전율과 변화를 품어내며, 강렬한 설렘과 집착이 교차하는 과정을 청춘의 자아발견으로 정당화한다. 달콤하면서도 짭짤하고 쌉싸래한 맛이 동시에 살아 있는 이름 그대로의 캔디처럼, Liquorice는 욕망과 그리움이 얼마나 긴밀히 얽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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