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무렵, 경기도 남부의 한 도시에 두 형제가 살았습니다. 아이들이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모여 Bb탄 총을 갖고 놀던 시절이었습니다.
두 형제의 어머니는 아들들이 건강하고 교양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랐습니다. 매일 아침 클래식 명반을 틀어 두 형제를 깨웠습니다. 두 형제는 아침을 깨우는 클래식 음악이 참 미웠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어머니는 어김없이 어린 두 형제의 손을 이끌고 전당으로 향했습니다. 전당에서는 아침마다 듣던 익숙한 클래식 음악이 연주되었습니다.
두 형제는 이상하게도 잠이 들었습니다.
전당의 노래는 꿈을 꾸며 듣던 음악입니다. 무의식에 자리 잡은 이 노래에는 음정도 박자도 없습니다. 전당으로 가는 길, 붙잡은 어머니의 손,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옷깃, 오래되고 깨끗한 붉은 의자, 웅장한 박수 소리, 전당을 나올 때 흩날리던 눈발 같은 것들만이 의식 속에 남아있습니다.
두 형제는 커서 교양 있는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각자의 이름을 따서 밴드 이름을 짓고, 각자의 노래를 만들어 함께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