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프 프레가르디엥이 부른 아이헨도르프 가곡 선집은 농염한 19세기 낭만주의의 절정과 종착역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헨도르프 텍스트의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슈만의 '리더크라이스'도 아름답지만 내면적 정념과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절제된 해석으로 잡아낸 볼프의 '아이헨도르프 가곡집'은 슈라이어 이후 테너가 부르는 볼프 가곡 중 가장 인상적인 연주라 할만하다. 전성기의 드높은 정점에 오른 프레가르디엥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가곡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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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restan
세기말적 우울함 슈만과 볼프 사이에서...2007-08-24
Ten. 크리스토프 프레가르디엔 Pf. 미하엘 게스 (헨슬러)
실로 오래간만에 프레가르디엔이 슈만과 볼프의 아이헨도르프 가곡집을 내놓았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알고 있는 슈만의 음반은 2001년 RCA에서 발매된 리더크라이스 Op.24와 케르너 가곡이었는데 금번 핸슬러에서의 신보로 7년만에 프레가르디엔의 리더크라이스 시리즈가 완성이 된 셈이다.
커플링 되어있는 볼프의 아이헨도르프 가곡집은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시에 너무도 대조적인 곡을붙인 두 작곡가의 성향을 극명하게 드러내고있다.
굳이 의도적으로 성향을 나눌 필요는 없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작품번호 39번은
슈만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플로레스탄과 유제비우스적 관점에서 거의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볼프의 아이헨도르프가곡은 텍스트와 음악의 합치면에서 볼프 음악의 전형적인 특색을 나타내고있으며 세기말적 우울함과 풍자가 가득하다.
가깝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대조적인 두 작곡가의 작품세계를 한번에 조명한다는면에서
프레가르디엔에게 상당한 기대를 해보며 음반을 걸어보았다.
프레가르디엔은 리더크라이스에서 예상처럼 우수와 낭만의 페이소스를 불어넣지 않는다.
음성은 예전에 비해 다소 쓸쓸하고 건조한 느낌이많이 나는데 그것이 세월의 흐름때문인지 의도적인 연출인지는 잘 구분이 가지 않지만 목소리에서 세월의 흐름을 감지되어
다소 안타깝다.
역시 프레가르디엔이구나 싶을정도의 치밀하고 정교한 딕션, 냉소적이고 건조한 울림등이 리더크라이스 op.24때와는 판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프레가르디엔 특유의 맑게 올려주는 고음이 전혀 등장하지 않아 프레가르디엔의 미성을 상당히 좋아하는 필자로서는 다소 안타까운 생각이 드며 그의 낭만가곡의 해석의 관점이 다소 변화된것처럼 느껴진다.
Auf Einer Burg(성위에서)는 본 음반에서 필자가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곡으로
프레가르디엔의 의도적인 인토네이션 없는 가창이 곡과 상당히 어울린다.
냉소적이고 창백하게 읊조리는 시어들은 뒤에 이어지는 볼프 가곡의 세기말적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하다.
이어지는 볼프의 아이헨도르프 가곡들은 필자가 들었던 가곡들중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슈만은 볼프를 듣기 위한 전초전이었던것 처럼 프레가르디엔의 창백한 가창은 볼프에
와서야 제자리를 잡은 듯 하다. 볼프의 가곡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중 하나인 Verschwiegene Liebe(침묵의 사랑) 은 글로켄슈필로 연주하는것 처럼 영롱하고
투명하게 그려내는 게스의 반주와 함께 동곡의 해석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해석이며
하마터면 길을 잃기가 쉽상인 볼프의 가곡들을 프레가르디엔의 성의있는
딕션과 가창과 함께 마치 쇤베르크가 리트를 작곡한 듯한 느낌을 주는 낭창에 가까운
연기가 상당한 인상을 안겨준다.
아이헨도르프라는 공통분모로 엮인 슈만과 볼프, 두 사람 다 정신질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들의 음악전반에서 발견되는 지독한 낭만성과 선병질적인 기질, 세기말적 음울함들은 엄청난 중독성을지니고 있다.
이 음반의 주인공자리는 바로 볼프에게 넘기고 싶다. 다면적 연기와 음성의 폭넓은
변화를 요구하는 볼프에 프레가르디엔의 해석은 적중하고 있는듯하다. 슈만 역시 상당한 수준을 자랑하나 프레가르디엔이라는 기대치에 비해 다소 범작에 그쳤다는 느낌이 들어 다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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