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스의 스테레오 "노르마"
2009-12-09
1960년은 칼라스의 목소리가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고음에서 목소리가 갈라지는 등 고난의 연속이기도 했지요.
(물론, 1955년쯤에 고음이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 오페라 전곡반은 칼라스 두 번째 "노르마" 녹음으로 처음 녹음된 음반이
모노였다면 이것은 스테레오 녹음으로 되어 있습니다.
지휘자 툴리오 세라핀과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까지는 첫 번째 것과
같고 나머지 배역진들은 칼라스를 제외하고는 아달지사의 크리스타 루드비히,
폴리오네의 프랑코 코렐리, 오르베소의 니콜라 자카리아로 바뀌었습니다.
맨 처음 시작된 노르마의 서곡부분은 역시 세라핀이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지휘법을 보여줍니다.
딱, 노르마의 시작을 알리는 느낌이랄까요?
좀 뒤에 가서 노르마가 등장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확실히 칼라스의 목소리가 모노 "노르마"때보다는 많이 갈라지는게
보입니다만.....
좀 더 노련해지고, 모노녹음보다 드루이드교의 여제사장 같다는 느낌입니다.
이 오페라의 명곡이라고 할 수 있는 노르마의 아리아 "정결한 여신"을 들어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확실히 돋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54년에 녹음되었던 "노르마" 모노 전곡반에선 소리는 확실히 예뻤습니다만....
(그 때는 칼라스가 전성기 시절이였으니....)
깊이가 좀 부족했다 랄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잘 드러나지 않은것 같았습니다.
반면에 이 스테레오 녹음 버젼은 모노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사랑했던 폴리오네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확실하게 드러낸다는 느낌입니다.
그런 노르마의 진실된 마음을 알게 해주는 "사랑이여, 돌아오라" 역시도 뛰어난 기교와 노련함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고음에서 갈라지는 경향이 있으나 역시 칼라스의 장기역활이였던 것 만큼
뛰어난 연기를 보였줬다는 것이죠.
(참고로, 칼라스가 제일 사랑하는 오페라 캐릭터가 ''노르마''인것은 다 알고있을겝니다.)
또, 그 쇠퇴한 목소리가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한테 버림받은 여인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노르마가 자신과 폴리오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죽이려다가
차마 엄마의 정 때문에 죽이지 못하는 장면에서 오페라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드러내는거 같았습니다.
루드비히의 아달지자를 들어볼까요?
사실, 전 1954년판 칼라스의 ''노르마''에서 제일 불만이였던게
아달지사 였습니다.
모노 녹음에선 에베 스티냐니가 맡았었는데, 그 당시엔 스티냐니가 쇠퇴한 시기라서
아달지자가 완젼 아줌마처럼 들렸습니다...
원래 작품내에서 보면 아달지자가 노르마보다 더 어리지 않습니까?-_-
근데, 스티냐니는 노르마보다 더 나이많은 아줌마처럼 들리게해서 전 그게 불만이였습니다.(더 심했던건 노르마와 아달지자의 이중창...ㅠ_ㅠ)
근데, 스테레오 버젼의 루드비히는......
그야말로 젊은 무녀 아달지자 였습니다.
아달지자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과 폴리오네랑 아달지자의 이중창 장면(일명 폴리오네가 아달지자 꼬시는 장면)에서 몰입감이 상당히 깊었고,
제일 감동적 이였던건 노르마와 아달지자의 이중창 장면 이지요.
칼라스와 절묘하게 호흡이 잘 맞아 떨어졌던것도 있지만,
두 여인이 동정을 주고 받는게 느껴져서 크게 와닿았습니다.
폴리오네의 프랑코 코렐리는 정말 싱크로율이 좋았습니다.
어느 분께선 코렐리의 창법이 무지막지하게 내지른다는 혹평이 좀 있습니다만.....
저한테는 오히려 그러한 창법이 영웅호색 폴리오네의 성격을 잘 받쳐줬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물론, "폴리오네는 원래 그렇게 강한 남자가 아니다!! 코렐리나 델 모나코같은 창법으로 부르면 작곡가의 의도와 어긋나게 된다"라는 어느분의 의견도 있습니다만....
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노르마"의 배경시대상을 보면 로마인들이 갈리아 지방을 침략한 시기 입니다.
(주: 그 당시 로마지도자는 그 유명한 줄리어스 시저....)
갈리아 지방을 차지했으니 여자도 덮친 인간들도 많았을겁니다.
그 중 로마인 중 하나인 폴리오네(비록, 가상인물 이지만...) 장군은...
정력이 넘치고 열정적인 장군이였으니 많은 여자도 꼬셨을 거구요.
(그 중 폴리오네한테 낚인 여인이 노르마와 아달지자....)
근데, 만약 폴리오네를 얇은 목소리의 테너한테 맡긴다면 당시 그러한 로마인의 전형을 보여주지 못했을 거라는 저의 생각입니다.
또, 스테레오 녹음도 이 오페라의 비극성을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지요.
노르마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 효과를 절실히 드러냅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훌륭한 음반임에도 불구하고,
EMI와 낙소스에서는 1954년에 녹음된 칼라스의 구반 노르마를 계속 재판했습니다.
그라모폰이 모노를 더 많이 칭찬해서?
아님, 단순히 칼라스의 전성기 목소리라서?
아님, 벨칸토의 어긋한 연주를 해서?
나중에 EMI에서 재발매를 다시 했지만...
그래도 전 이해할 수 없네요.....
단순히 칼라스의 목소리가 전성기였다라는 이유로 모노반을 더 탑가격을 두고,
그레이트 레코딩을 찍어내는 둥...
(개인적으로 그라모폰의 평가도 그닥 맘에 들지 않는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단순히 목소리가 전성기라는 이유로 훌륭한 연주가 나올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저의 경우 오페라는 성악법도 중요하지만, 캐릭터를 얼마나 이해하는지
지휘자의 리드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즉, 팀웍이죠.....
이 칼라스의 스테레오 녹음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지휘자의 리드, 성악가들의 해석법, 가창.....이렇게 팀웍을 잘 이뤘다고 생각하는
녹음은 다음 세대에도 나타나기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 칼라스의 모노 녹음 "토스카"도 팀웍이 잘 된 녹음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목소리만 가지고 오페라를 감상한다면.....
오페라가 재미있을까요?
<<총평>>
성악가 : ★★★★☆
지휘: ★★★★★
음질: ★★★★★
칼라스의 목소리는 확실히 갈라진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노르마라는 캐릭터에 어울린다.
전보다 훨씬 더 몰입감이 커졌다는것이다.
루드비히, 코렐리도 각자의 캐릭터에 맞게 훌륭한 가창을 들려주었고...
지휘자 세라핀의 리드에서도 큰 점수를 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