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벨리의 주제를 두고 이루어진 200년 간격의 대화
베토벤이 동료 작곡가이자 출판업자였던 안톤 디아벨리가 제시한 주제에 기초해 1823년에 작곡한 ‘디아벨리 변주곡’은 말년의 대작 중 하나이자 창의성이나 연주의 난이도 면에서 음악사상 작곡된 모든 변주곡 가운데서도 손꼽을 만한 작품이다. 1978년생 노르웨이 출신 연주자인 잉그리드 안스네스는 32번째 변주인 ‘푸가’에서 다음 변주로 이어지는 ‘포코 아다지오’ 악구를 빼고 대신 노르웨이 작곡가이자 큐레이터인 라르스 페터 하겐이 쓴 ‘디아벨리 카덴차’를 집어넣었다. 이 ‘카덴차’가 드리우는 기이한 그림자는 마지막 변주의 활기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