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도 베르나르디니가 이끄는 제피로 앙상블이 베토벤 목관 음악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수록곡은 대부분 청년 베토벤이 고향 본을 떠날 무렵이나 빈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작곡한 것이다. 사후 출판되어 번호가 엉뚱하게 부여된 탓에 간과되거나 오해받던 작품을 하나로 모았다. 첫 두 곡인 파르티아(Op.103)와 론도(WoO.25)는 사실상 한 곡인데 따로 출판되었고, 잇따르는 삼중주(Op.87)도 같은 시기 곡이다.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목관합주를 완벽히 익힌 베토벤이 앞으로 쓸 관현악을 예고하는 멋진 출발선이다. 반면 1810년에 쓴 터키풍 행진곡과 폴로네즈, 에코세즈(WoO.20-22)에서는 베토벤 중기의 군악과 이국 취향을 엿볼 수 있다.
* 연주: 알프레도 베르나르디니(오보에&지휘), 제피로 앙상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