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 대가들의 연주를 듣다보면 어느 순간 그 음악에 깊숙히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정도로 몰입감을 준다. 에밀 길렐스, 레오니드 코간, 율리안 시트코베츠키, 마리아 유디나, 마리아 그린베르그… 그리고 비올리스트 표도르 드루지닌 역시 그런 대가이다. 조용한 삶을 살았지만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그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킨 표도르 드루지닌, 그의 제자 중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리 바슈메트가 있다.
쇼스타코비치가 죽기 전 마지막 작품으로 드루지닌을 위해 남긴 비올라 소나타 Op. 147, 죽음을 앞둔 작곡가의 처연함을 이처럼 완벽하게 들려주는 명연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