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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na
그냥 단순하게 듣자2006-01-16
'달팽이'와 함께 혜성처럼 나타난 독특한 듀오 패닉. 데뷔앨범의 성공 후 많은 사람들이 2집에서도 '달팽이'와 비슷한 발라드를 때린다면 백만장 돌파도 문제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패닉은 이런 세속적인 예상을 뒤집듯 기습적인 어퍼컷을 날려버렸고, 결국 이 앨범은 90년대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제작이자 화제작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그 논란 가운데 대부분은 이 앨범을 1차원적인 한 단면만 가지고 본 것에 불과했다. 아니, 오히려 너무 많은 함의를 가져다 붙인 것에서 생긴 허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사를 문제삼느라 음악적인 완성도를 도외시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예를 들어 먼저 앨범의 인트로 '냄새'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며, 시각적인 이미지가 짙은 곡임에도 일체의 전자음을 배제하고 기타, 베이스, 드럼이라는 기본악기에 오르간만 가지고 표현해낸 'UFO'는 패닉이 음악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고민했다는 사실을 알말해준다. '강'은 차분한 어쿠스틱 기타에 속삭이듯 곡에 섞이는 이적 특유의 나른한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 곡이다.
이적과 김진표. 분명히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라인업이며, 많은 사람들이 데뷔앨범 이후 최악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적은 김진표의 매력을 묻어두지 않고 끌어냄으로서 '벌레'와 'Mama' 같은 트랙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음악감독으로서의 이적의 영리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이 앨범은 국내의 여러 유명세션들의 절정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경연장이기도 하다. '혀'에서 깔끔하기 그지없는 기타솔로로 이적의 어쿠스틱 기타연주를 초라하게 만들어버린 김세황, 'UFO'에서 곡 사이사이를 켱쾌하게 날아다니는 오르간 연주의 주인공 김효국, 역시 'UFO'에서 펑키한 슬래핑을 들려준 이태윤, 트윈기타를 맡은 이승렬과 방준석 등. 게다가 이런 호화세션의 연주가 각자 흘러버리지 않고 하나하나 적절하게 포진되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벌레'와 '불면증'은 그 하이라이트로 '벌레'에서 남궁연의 연주는 여태껏 국내 대중음악에서 들어본 드러밍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할듯 싶다. 암울하고 거친 김진표의 랩에 멋지게 운율을 부여한다. 삐삐밴드 또한 말 그대로 탁월한 연주력으로 '불면증'이라는 결코 쉽지 않았을 곡을 잘 소화해냈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에서 패닉 멤버들의 뮤지션으로서의 역량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창작자의 의도가 어떠했든, 가사내용이 도마 위에 오르는 소모적인 논란 때문에 이적이 어느 정도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단순하게 들어보면 더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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