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삶에 관한 잘 알려진 드라마처럼, 안톤 라이하의 전기 역시 흥미로운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음반은 무엇보다 18세기에서 19세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활동했던 두 위대한 작곡가 사이의 우정을 보여준다. 두 사람은 같은 해에 태어났으며, 15세 때 본 궁정 오케스트라에서 처음 만나 이후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그들은 본 대학에서 함께 공부했고, 둘 다 하이든과도 친분을 맺었다.
그들의 음악 역시 특히 라이하가 빈에 머물던 시기에 여러 공통점을 보인다. 빈에 머무는 동안 라이하는 자신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했고, 베토벤은 이 장르에서 다섯 번째이자 가장 유명한 작품을 작곡했다. 두 협주곡 모두 '영웅적인' 조성인 E flat 장조로 쓰여 있다. 베토벤의 '황제' 협주곡이 피아노 문헌의 기둥과 같은 작품인 반면, 이 음반에는 라이하 협주곡의 최초의 완전 녹음이 담겨 있다. 독주 악보에서 누락되어 있던 페이지는 2018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얀 바르토시는 베토벤 해석으로 높이 평가받는 연주자로, 자신의 스승 이반 모라베츠와 알프레트 브렌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베토벤의 전통을 간직한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프라하 봄 페스티벌에서 이루어진 라이브 녹음에 진정성을 더한다. 라이하 협주곡의 스튜디오 녹음에서는 프라하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정교한 반주를 들려준다. 두 오케스트라 모두에서 바르토시와 함께한 지휘자는 페트르 포펠카로, 오늘날 세계적인 지휘자로 인정받으며 모든 음에 의미와 생명을 불어넣는 드문 능력을 지닌 음악가다. 200여 년이 지난 지금, 베토벤과 라이하라는 두 친구는 하나의 음반 안에서 특별한 음악적 동반자로 다시 만난다.